"지진 불안감에 우리 아이 안전모를 사려는데, 어디서 어떤 걸 구매해야 하죠?"
포항 A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B(35) 씨는 아이의 안전모를 준비해 보내라는 공지를 받았다.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한 뒤 여진이 이어지면서 아이의 안전이 걱정됐고, 지진 대피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안전모 구매처를 살폈다. 하지만 주변 학부모들도 안전모를 어디서 사야 할지 알지 못했다. 심지어 어떤 안전모가 필요한 것인지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안전모'를 키워드로 인터넷에 검색해봤지만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살펴봐도 생각만 복잡해질 뿐이었다. 가격도 제품 성능과 디자인에 따라 3천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너무 많았다. 싸고 비싼 것을 떠나 제품의 성능이 가장 중요한 데, 인터넷에 설명된 성능만을 믿고 제품을 사기에는 의심스러웠다. 국산보다는 일본 제품이 좋다는 막연한 글은 홍보성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엉터리 제품을 비싸게 파는 장사꾼들도 우려됐다.
경주 지진 이후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안전모 구입 희망이 높아지고 있지만, 검증된 제품인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더욱이 유아'청소년과 관련된 안전모 착용 관련 기준도 없어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국민안전처'교육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현재 안전모와 관련된 기준은 건설현장 안전모이거나 아이들의 경우 자전거 안전모 등 뿐이며, 지진 안전모에 대한 개념 정립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다. 이 탓에 지역 교육지원청도 유치원'초교 등 학교에 안전모 착용을 '이렇게 하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유치원 등 일부 유치원은 자체적으로 안전모 확보에 나섰지만, 안전모 기준을 학부모들에게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 B씨는 "학부모들이 믿을 수 있는 안전모를 정부 차원에서 정리해 목록을 공개해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사들여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안전모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관련된 규정이나 기준은 현재까지 없다"며 "정부에서 이런 논의가 진행돼 학부모들의 걱정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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