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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노동자 쓰러져" 노조 주장에 쿠팡 사실 아냐…알고 보니 '20도 냉방시설'서 근무

헬퍼 직원, 냉방시설 갖춘 공간서 일하다 어지럼증…"병원서 특이 소견 없어 귀가"

쿠팡에 따르면, 일산 1캠프는 내부온도가 20도 초반대로 유지되는 최신
쿠팡에 따르면, 일산 1캠프는 내부온도가 20도 초반대로 유지되는 최신 '차폐식 냉방시설'이 설치됐고, 해당 헬퍼 직원도 여기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매일신문DB

민주노총이 경기도의 한 쿠팡 택배캠프에서 한 노동자가 쓰러졌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는 "폭염 속에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주장했지만, 쿠팡측 확인결과 해당 직원은 쓰러진 사실이 없고, 20도 초반으로 유지되는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작업공간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물류 노동업계에선 "폭염 속 직원 근로환경 개선은 어느 기업이든 최우선 과제지만, 사실관계 확인없는 노조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기업의 정상적인 근무환경마저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신 냉방시설서 근무한 직원..검사 이상소견 없어"
3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전날 쿠팡 일산1캠프 앞 집회에서 "쿠팡 택배캠프 내 노동자가 쓰러져 구급차가 출동했다"고 했다.

소분작업을 하는 '헬퍼'(분류 직원)가 작업 중 쓰러졌는데, 119차량이 출동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업무채팅방'을 통해 해당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구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한 일산 1캠프는 제대로 된 냉방장치가 전무하다. 적정 실내온도나 작업자의 휴식 시간 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쿠팡에 따르면, 일산 1캠프는 내부온도가 20도 초반대로 유지되는 최신 '차폐식 냉방시설'이 설치됐고, 해당 헬퍼 직원도 여기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차폐식 냉방시설은 쿠팡이 지난 6월부터 물류업계 최초로 전국의 쿠팡 주요 배송 물류시설에 설치한 대형 냉방 구역으로, 일산 1캠프에도 설치됐다. 분류작업이나 프레시백 세척 등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에 '냉기 유출 방지' 커튼과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됐다.

냉기 유출을 최소화하는 냉방시설 정책으로 30도가 넘는 외부 온도에도 작업장 내는 20도를 유지된다. 해당 직원이 이 공간에서 일했기 때문에 '온열질환'이나 '폭염'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119차량이 출동한 이유도 달랐다. 쿠팡은 "헬퍼 직원이 일시적인 어지러움 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검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어 정상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 아니며 병원 진료를 받고 퇴원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상용직으로 쿠팡에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서울 양재동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서브허브를 방문해 CLS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서울 양재동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서브허브를 방문해 CLS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차폐식 대형 냉방 구역'을 점검했다. 내부 온도는 20도였다. 매일신문DB

◇쿠팡 온열질환 산재 '0건'..업계 "노조, 사실관계 어긋난 마녀사냥 지양해야"
쿠팡이 도입한 최신 차폐식 냉방시설에 대해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의 쿠팡 물류시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직무대행 등 국회의원들로부터 "타사에 전수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쿠팡측은 당시 민주당 지도부 방문 현장에서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에 맞춰 수백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작업구역의 온도를 20도 초반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다른 택배터미널이나 허브 등 택배사들이 운영하는 물류시설에도 최신 냉방시설이 설치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쿠팡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여당 지도부에서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물류업계에서는 최근 산업재해 사고를 근절하자는 새 정부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노조가 명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쿠팡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 사고가 난 적이 없는 상태다. 나아가 작업구역 내 온도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휴식 지침(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일부 고온 환경에서는 추가 휴게시간도 부여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물류와 배송 자회사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보고된 적이 없는 상태"라며 "매일 전국에서 100명이 넘는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쿠팡은 냉방시설 등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근로환경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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