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현서루'의 복원과 소남 이일우 선생이 살다간 생가터의 문화재 등록과 함께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등의 사업을 통해 소남이 남겨 주신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정신을 계승해나갈 것입니다…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9월 26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소남 이일우의 생애와 나라사랑 정신'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재주 '소남 이일우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인사말이다. 이날 대회는 조선 패망 전후 대구 사업가로 애국 계몽 활동을 펼친 소남 이일우(1870~1936)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부자'인 그는 애국 계몽의 꿈을 위해 1905년 무료 도서관을 겸한 교육관인 '우현서루'를 세워 운영했다. 김광제 서상돈 등 주축의 국채보상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번 모임이 '제1차'였던 만큼 앞으로 계속될 듯하다. 이어질 대회에서는 이일우의 활동 기반을 마련한 부친 이동진으로 시작된 '경주 이장가'(慶州 李庄家)의 뭇 인물을 조명할 것으로 보여 기대다. 이장가는 이일우 아들 상악 형제를 비롯, 조카인 상정 상화 상백 상오 형제 등을 망라한다. 독립운동가 이상정 장군, 저항시인 상화, IOC위원을 지낸 상백, 전 대한체육회 사격연맹회장 상오의 네 형제가 이일우의 지원으로 활동한 일은 널리 잘 알려진 이야기다.
'경주 이장가'의 종녀(宗女) 이재주 위원장 등 후손 주축의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가 우현서루 복원과 이일우 생가터 문화재 등록, 이장가 집안의 중요 문화유산 공개 및 연구, 콘텐츠 재구성과 지역민 제공 등 사업을 시작한 일은 고무적이다.
이는 분명 대구에 유익한 문화자산이다. 이 위원장이 지역의 여러 관'정계 인사의 축사와 함께 정부 지원을 바라는 속내를 내비친 것은 이런 사업의 성공을 위함일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일우는 옛날 중국 소장수 '현고'라는 인물이 아무런 바람없이 스스로 나서 위기의 조국을 구했던 것처럼 자신도 모든 돈을 대며 우현서루를 짓고 맡았다. '대구부자' 이일우가 풍전등화의 조선을 위해 현고를 벗삼아 우현서루를 세웠듯이 이장가 사람들이 이번 사업도 그리하면 어떨까 싶다.
정부 지원에는 부당한 간섭, 청탁이 따를 수 있다. 게다가 옛 선조를 기리면서 부족한 나라 곳간을 넘보는 사례가 넘치는 요즘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장가 사람의 힘만으로 안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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