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명가(名家)가 한순간에 추락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6시즌을 9위로 마쳤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 2011~2014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팀이라곤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이제 삼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빠져나간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재도약을 노려야 할 시점을 맞았다. 올 시즌 삼성이 부진했던 이유를 짚어보고, 향후 팀을 어떤 방향으로 재건해야 할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어느 해보다 험난한 시즌이었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 위업을 달성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2016시즌 9위로 추락했다.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이라는 말은 있었으나 이 정도로 무너지리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 삼성이 올 시즌 왜 이토록 부진했는지 분석했다.
삼성은 새 야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파크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야구 관람 환경이 개선된 만큼 관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52만4천971명(평균 7천291명)이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았는데 새 야구장엔 85만1천417명(평균 1만1천825명)이 방문했다. 지난해보다 62.2%나 관중이 증가한 것이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1995년 평균 9천904명)도 경신했다.
문제는 성적이 기대 이하였다는 점이다. 삼성은 올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시즌 초만 해도 예년처럼 늦게 발동이 걸리는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여름 사자'라는 별칭처럼 날이 더워지면 치고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좀처럼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6월에만 7승 19패를 기록하면서 주저앉았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악재가 이어지면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마무리 투수 임창용(현 KIA 타이거즈)과 핵심 불펜 안지만, 에이스 윤성환이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휘말렸다.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 가운데 임창용과 안지만은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클린업 트리오 중 박석민이 FA 계약을 맺고 NC 다이노스로 옮겼고 야마이코 나바로는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야구계 인사 A씨는 "전력에 빈틈이 생겼는데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게 문제다. 줄곧 성적이 좋다 보니 다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며 '핵심 전력이 줄줄이 이탈하는 데도 구단 고위층이 자생력 강화를 선언하면서 지출을 줄이는 통에 삼성 선수단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은 것"이라고 했다.
여기다 시즌 시작 후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했다. 매년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 선수는 나오기 마련. 하지만 올해는 특히 상황이 심각했다. 주전 라인업에서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지 않은 선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외국인 선수들의 집단 부진도 치명적이었다. 투수 콜린 벨레스터(3패, 평균자책점 8.03), 앨런 웹스터(4승 4패, 5.70)와 타자 아롬 발디리스(타율 0.266) 모두 부진한 데다 부상까지 겹쳐 조기에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대체 선수인 아놀드 레온(1패, 평균자책점 11.25), 요한 플란데(2승 6패, 7.60)도 실망감만 안겼다.
야구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B씨는 "트레이닝 부문에 대한 투자,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부문의 전문성 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며 "국내 스카우트 부문과 2군 선수 육성 시스템도 재점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야 1군 전력에 공백이 생겼을 때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