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10일 집단운송 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 주요 산업계의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철도파업에 이어 육상 물류의 대동맥을 이루는 화물차 운송까지 마비되면 수출입 화물 수송이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도에 화물운송 파업까지…물류대란 오나?
업종별로 육상 운송이 많은 시멘트업계가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철도파업 장기화로 시멘트 재고가 쌓이면서 공장이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화물연대 파업까지 확산해 시멘트 운송 차질이 확대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단 파업 첫날에는 시멘트 운송을 하는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차주들의 화물연대 노조 가입률이 낮아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파업을 종용하거나 비가담자에 대한 운송 방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동향을 지켜봐야겠지만 더 큰 문제는 철도 파업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필요한 자재를 미리 확보해 둔 건설현장이 많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제품을 공장에서 출하할 때 대부분 화물차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파업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파업이 길어지거나 참여율이 높아지면 업계 전반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재고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있으며 재고가 관리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해상 운송 제품 위주로 출하할 계획"이라며 "여러 방안을 동원해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업계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부피가 큰 가전제품의 운송에 일부 차질이 우려된다.
물류의 대부분을 화물차에 의존하는 자동차부품 업계는 아직 심각한 운송 차질을 겪고 있지 않다. 석유화학 업계에도 아직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구는?'…대구시 수송대책 마련
대구에서는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를 통한 운송량이 많지 않은 만큼 이번 파업에 따른 기업 피해는 당장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08년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실시한 이후 대구의 많은 기업들이 화물연대 파업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현대글로비스 등과 계약하고 있다. 육로 운송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도 "지난주 대구시와 함께 물류 운송에 타격을 입는 기업이 있는지 표본조사한 결과, 대다수 기업이 자사가 보유한 트럭을 사용하는 등 피해가 거의 없을 것이라 응답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파업의 강도가 전에 없이 강경한 데다 2008년 파업 때만큼 장기화할 전망이어서 전국 물류 운송 수요가 차량 공급을 넘어선다면 그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008년 당시 화물연대는 비조합원까지 연대해 7일 동안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파업 참가율이 71.8%에 달했고, 수출입화물 수송 차질이 빚어져 피해 규모도 73억달러에 달했다.
지역의 한 금속코일 제조업체 관계자는 "2008년 파업 때도 납기를 제대로 못 맞췄다는 이유로 상위 업체로부터 상당 기간 눈치를 받았다"며 "올해는 파업이 일찍 예고돼 일정량을 넉넉히 납품했지만, 파업이 1주일을 넘기면 매출에 타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시는 10일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짐에 따라 '수송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시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돌입에 따라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컨테이너 운송 및 시멘트 원료 운송 차량을 지원하기 위해 비(非)화물연대 컨테이너 운송 차량 30대를 확보하고, 컨테이너 운송 26곳 업체, 시멘트 운송 10개 업체와 협업해 초기에 화물운송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구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053-558-9331)와 대구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협회(053-581-7676)는 운송 거부로 차량 확보가 어려운 화주기업에 비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 화물차를 대체 차량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대체 차량을 찾지 못한 화주기업이나 운송사업자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설치'운영하는 24시간 비상콜센터(1899-8207)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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