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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지역민 빠진 성공'?

안동 탈춤축제장에서 열린 \
안동 탈춤축제장에서 열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16\' 대동난장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탈춤페스티벌은 안동 시내 일원에서 펼쳐져 탈춤페스티벌의 모태인 하회마을에서는 선유줄불놀이만 열렸다. 안동시 제공

20주년을 맞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16'이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9일 막을 내렸다. 축제가 끝나고 안동시는 성공적인 축제라며 자축했지만 막상 시민들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지역민들이 소외된 축제였기 때문이다.

이번 탈춤페스티벌은 역대 축제 중 가장 많은 18개국 25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특히 개막식은 총각탈과 각시탈의 사랑을 주제로 한 멀티미디어 쇼를 선보여 해외사절로부터 완벽에 가까운 축제였다는 평을 얻었다며 축제 주최 측은 자체 평가했다.

또한 축제 주최 측은 옥동과 신시장, 구시장 등 전통시장을 무대로 펼친 시장만담(市場漫談) 프로그램은 상권 활성화와 축제공간 확대라는 큰 의미를 부여했고 매년 새로운 국가와 문화교류 협약을 맺으면서 안동시의 문화 네트워크 강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주최 측은 열흘간 열린 축제에 외국인 5만3천여 명(지난해 4만4천여 명)을 포함해 총 107만여 명(지난해 107만9천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축제 전반을 이끈 권영세 안동시장이 폐막식에서 "지역민이 100% 이끄는 축제"라고 자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큰 아쉬움을 남겼다.

탈춤페스티벌은 그동안 지역의 문화인력들이 개막식과 축제 주요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제작했지만 올해는 그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안동축제관광재단에서 프로그램 전체를 모 방송사에 입찰로 넘겨줬고 해당 방송사가 서울의 대형 기획사를 축제에 끌어들이면서 지역 문화인력들은 자리를 내줘야 했다.

앞서 탈춤페스티벌 기획을 맡았던 한 지역 문화인은 "탈춤페스티벌은 조금 부족한 실력이라도 지역 문화인력들이 이끌어가는 정체성이 있는 축제였다"며 "이번 축제가 계획되면서 아예 지역 사람들을 배제해 기대와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외부 인력이 맡으면서 탈춤페스티벌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두 주춧돌인 하회마을과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가 축제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하회마을은 탈춤페스티벌의 모태(母胎)다. 지금까지 이 마을은 하회탈의 시작이며 축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올해 축제는 선유줄불놀이를 제외하고는 하회마을에서의 공연이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회마을에 무대를 설치하고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축제의 의미를 살렸지만 올해는 이를 모두 없애버린 것.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도 역시 탈춤공연장 공연 외에 프로그램이 없어졌다.

류왕근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은 "조직위원회가 하회마을보존회와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축제를 진행해 왔다"며 "하회마을에 몇 가지 행사만 열어줘도 전체 예산으로 봐서는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텐데 너무한 처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춤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진중하게 이야기해 내년에도 우리를 배제하면 축제를 보이콧 할 예정"이라며 "하회탈춤의 뿌리는 하회마을인데 근본을 잊어버린 축제가 돼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재환 안동축제관광재단 사무처장은 "하회마을은 우리가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기 때문에 올해 축제는 안동 시내 활성화 계획을 갖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축제 예산은 한정돼 있고 많이 쪼개서 행사를 할수록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올해 하회마을에서는 선유줄불놀이 2회밖에 열지 못했지만 주말 관광객 패턴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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