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6시즌 프로야구 결산] <하>'명가' 재건 챙겨야할 과제

구간 '짠물' 경영에 'FA 대어' 최형우·차우찬 잡을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고전을 거듭하며 9위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하며 최정상을 유지했던 터라 더욱 충격적인 결과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내년 봄 새 시즌을 맞기 전까지 팀을 재정비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삼성이 팀을 재건하기 위해 챙겨야 할 일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삼성은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이었다. 가장 좋지 않았던 성적은 6위(1996년·승률 0.448). 하지만 올 시즌 수모를 당했다. 승률(0.455)에선 최악이던 1996년보다 나았으나 순위는 9위에 그쳤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부진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재기할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사령탑을 확정하는 작업부터 FA(자유계약 선수) 재계약, 선수단과 프런트 개편, 2군 육성 시스템 손질 등 서둘러 손을 대야 할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일단 선수단을 이끌 수장을 정하는 작업이 먼저다. 임기가 끝난 류중일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류 감독이 완성된 전력을 운용하는 데 능하지만 선수를 육성, 팀의 기틀을 새로 다지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구단 관계자 A씨는 "그동안 삼성은 1군 구성원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았던 데다 연속 우승을 위해 뛰는 상황이었다"며 "더구나 구단 고위층이 우승보다 선수 육성으로 운영 방향을 확정해준 것도 아닌데 어느 감독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젊은 선수를 대폭 기용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삼성의 한 베테랑 선수도 "위기인 만큼 팀 사정을 잘 아는 분이 감독 자리를 맡는 게 좋다"며 류 감독을 지지했다.

FA가 된 4번 타자 최형우와 좌완 에이스 차우찬을 잡는 것도 숙제다. 현재로선 이들과 재계약한다는 게 삼성 프런트의 의지다. 다만 비싼 몸값이 걸림돌. 구단 고위층의 지원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 두 선수가 만족할 만한 액수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시즌 내내 비난을 받았던 스카우트 시스템, 2군 육성 시스템도 손질해야 한다. 올해 삼성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대실패였다. 영입한 외국인 선수 5명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2군 육성 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야구계 인사 B씨는 "2군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수년째 기량이 정체된 선수보다 젊은 선수 위주로 2군을 구성하고 코칭스태프도 과감히 개편, 적극성과 지도력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는 등 변화가 절실하다. 시설 자체가 낡고 훈련 장소가 부족한 경산볼파크도 리모델링해야 한다"며 "그런 움직임 없이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말은 빈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