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醫窓]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

윤창호 교수
윤창호 교수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한낮 기온은 20℃를 넘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도 많아졌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가 되면 가장 흔해지는 질환이 감기다. 급격한 기온 변화에 신체가 빨리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많이 걸리게 된다.

감기는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도 저절로 낫는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고 약 안 먹으면 칠일 만에 낫는다'란 말도 있다. 감기는 흔하게 걸리는 병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는 합병증을 유발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감기가 흔하다 보니 잘못된 상식들이 진실인양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오해는 감기는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침으로만 전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8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감기바이러스는 기침뿐만 아니라, 대화나 호흡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감기 전파의 가장 흔한 경로는 손과 손의 직접적인 접촉이다. 따라서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두 번째 오해는 손 소독제가 손 씻기 만큼 감기 예방에 효과적인가에 대한 것이다. 손 소독제는 비누에 비해 간편하고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아 편리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더 안전하다. 손이 더러울 때는 손 소독제가 제 역할을 못 할 수도 있고, 제품에 따라 소독 알코올의 함량에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면 감기 걸릴 확률이 올라간다는 설도 오해다. 항공기 객실 내 공기가 건조하고 환기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재순환되는 공기에 의해 감기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순환된 공기가 감기 걸릴 확률을 높이진 않는다. 2002년 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재순환된 공기가 있는 객실과 신선한 공기를 넣어준 객실 사이에 감기 환자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독감예방접종을 하면 감기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오해다. 독감과 감기는 엄격히 다른 질환이다. 감기에 걸리면 주로 코와 목이 따끔거리면서 아픈 반면, 독감은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독감은 1~3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38도가 넘는 고열에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면서 두통, 근육통 등이 심하게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폐렴 등이 발생해 환자가 숨질 수 있다는 점도 감기와 다르다. 감기는 끊임없이 변종을 일으키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감기를 예방하는 방법은 손 씻기 등 위생관리와 규칙적인 운동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채소 섭취를 통한 면역력 높이기 일 것이다. 너무 뻔한 얘기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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