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3대 수출시장 '베트남'] '연 5억$ 수출' 베트남 진출한 지역기업 346

권영진 시장은 12일 하노이의 베트남 총리 관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경제 교류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왼쪽부터 박인규 DGB그룹 회장,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권영진 대구시장, 레호아이 쭝 베트남 외무부 차관, 이귀화 대구시의원. 대구시 제공
권영진 시장은 12일 하노이의 베트남 총리 관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경제 교류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왼쪽부터 박인규 DGB그룹 회장,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권영진 대구시장, 레호아이 쭝 베트남 외무부 차관, 이귀화 대구시의원. 대구시 제공

베트남은 중국'미국 다음으로 대구에서 수출액이 많은 '효자 수출국'이다. 재작년 4위에서 일본을 제치고 지난해 3위로 뛰어올랐다.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베트남인은 중국인(지난해 기준 1만2천917명) 다음으로 많은 7천860명이나 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대구지역 기업의 대(對)베트남 무역 전초기지인 '대구시 호찌민 사무소'가 현지에서 문을 여는 등 대구 경제사절단의 최근 베트남 방문 성과는 지역 수출기업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기업들, 속속 베트남으로

대구시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 투자하고 있는 대구 기업은 모두 84개사로 파악된다. 제조업이 48개로 가장 많고, 건설 7개, 도소매 6개, 기타 23개사다. 대구 모기업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주요 업체로는 '대창고무 베트남'(자동차 부품업), '을화 베트남'(섬유의료 제조), '명성 비나'(플라스틱 제조), '동방 비나'(기계금속 제조), '태신 인쇄 포장'(출판 인쇄) 등이 있다.

대구의 강소 섬유기업 을화(대표 송인호)는 대표적인 베트남 진출 기업이다. 을화 관계자는 "대구경제사절단의 베트남 방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을화는 2003년 베트남에 제직'염색공장을 설립'운영하면서 해외 투자에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이집트와 이란 등지에 진출하며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시장까지 두루 공략하고 있다.

을화는 1985년 설립해 '피스텍스'(Peacetex)라는 폴리에스터 섬유 브랜드를 세계무대에 수출하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도의 저가 수출 공세 속에도 선진 업체들과 협력하며 고가 수출 전략을 펼친 을화는 베트남 직접투자법인인 '을화 베트남'을 설립해 다른 나라 기업보다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을화의 전 세계 수출 실적은 연간 1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고문당인쇄㈜(대표 장선윤)는 이번 교류 확대를 계기로 베트남에서의 사업 처리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각종 편의가 제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베트남에서 '외국 기업'으로 인식돼 사업 수행이나 행정 절차를 밟는 데 다소 불편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현지 국민과 업체들에 '시 당국이 보증한 기업'으로 인식이 바뀌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고문당인쇄는 국내 인쇄업체로는 드물게 중국에만 공장을 3곳 설립해 삼성전자, 노키아 등 국내외 전자업체에 사용설명서와 종이 포장지 등을 납품하며 국내 인쇄'포장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해 왔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베트남, 라오스 등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감지하자마자 베트남 공장을 설립, 삼성전자'노키아 베트남 공장 등으로부터 사업을 따내며 유럽, 미주 수출 제품에 대한 패키징 제품을 생산했다. 이 덕분에 베트남 연 수출만 600억원에 달한다.

고문당인쇄 장선윤 대표는 "앞으로 우리 회사에 대한 베트남 시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시 당국으로부터 사업 관련 업무도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큰마음 먹고 이곳에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을 오늘 받은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베트남, 중국'미국 다음 '효자 수출국'

지역의 대베트남 수출기업은 ㈜유지인트, ㈜성진무역, ㈜보광, 와이제이링크㈜ 등 모두 346개사로, 수출 규모는 연간 4억8천만달러에 이른다. 대구시의 대베트남 수출은 2013년 2억7천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8천만달러로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일본을 추월해 3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대베트남 수출 규모의 증가세는 국내 대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러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역외인 베트남으로 이전하자 그 협력업체들도 따라 이전하면서, 국내 전자 및 기계 제품이나 섬유, 직물 등을 '반(半)제품' 형태로 한국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전자제품, 섬유 등 대구의 대기업 협력사들이 호찌민에 많이 진출해 있다"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늘고, 한국에서 일하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근로자들도 늘면서 한국 소비재에 대한 호감도도 느는 추세"라고 했다.

대구시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최근 베트남과의 교류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달 호찌민시의 딘 라 땅 당서기가 50여 명의 베트남 공무원, 기업인 등 경제교류단을 이끌고 대구를 방문, 비즈니스 포럼을 가진 게 대표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제사절단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한국'베트남 양국뿐 아니라 대구와 호찌민 사이에 경제'문화 교류를 진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