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경 전 증후군-한 달에 한 번 '이브'만의 고통

우울함·불안감·과민 반응…신경전달물질 변화 원인 추정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이 진료를 하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 제공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이 진료를 하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 제공

신체적 증상엔 약물치료 효과

우울함 심하면 항불안제 복용

직장인 이모(27) 씨는 매달 한 차례씩 참기 힘든 우울감에 시달린다. 월경을 시작하기 2, 3일 전부터 기분이 가라앉고 하루 종일 주체할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진다. 이 씨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잠들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조는 적도 있었다"면서 "울적한 기분은 월경이 시작되면 나아지지만, 하루에 진통제를 서너 개씩 먹을 정도로 심한 월경통에 시달린다"고 푸념했다.

월경을 할 시기가 되면 불편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월경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기분과 행동이 변화하고, 때로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이 월경통과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PMS)이다.

◆월경 직전 주기적으로 증상 나타나

월경 전 증후군은 상당수 여성이 겪는 경험이다. 대부분 참고 지낼 정도지만 가임기 여성의 3~5%는 '월경 전 불쾌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에 시달린다. 그러나 월경 전 증후군을 정확하게 진단받아 적절하게 치료하는 여성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월경 전 증후군이 일어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우울이나 불안 등 정서적 문제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줄거나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 저혈당·갑상선기능이상, 세로토닌 이상 등이다. 특히 일부 여성들은 월경과 분만, 폐경 등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경우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정서 장애가 악화되기 쉽다.

월경 전 증후군은 월경 직전에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며, 월경을 하고 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주로 복부 팽만과 불안, 긴장, 유방통, 우울, 피로, 의욕저하, 과민반응, 집중력 저하, 식욕 변화 등이 나타나며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지속된다.(표 참조) 월경 전 증후군은 시작된 지 나흘 이내에 사라지고 적어도 월경 주기 13일째까지는 다시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약물이나 호르몬 복용, 알코올 섭취 등과도 연관이 없어야 한다.

◆치료 방법 적절하면 첫 주기부터 효과

월경 전 증후군의 증상 감소에는 적절한 운동과 자기관리, 균형잡힌 건강식이 도움된다. 또 월경 전 증후군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가족, 친구의 사회적 지지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대체요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 B6, 비타민 E, 오메가-3 지방산, 은행나무와 같은 보충제제와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약물적 치료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증상이 있는 월경 전 증후군에 적절하며 증상이 중등도 이상일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스피로노낙톤 등은 주로 월경 전 증후군의 신체적, 감정적 증상 치료에 도움이 된다. 불안이나 우울감이 심할 때는 알프라졸람 등 항불안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유사체도 쓰지만 일시적으로 폐경을 초래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에스트로겐 패치나 프로게스틴 추가, 경구피임약 등은 배란을 억제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치료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대개 치료를 시도한 첫 주기부터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따라서 호르몬 치료와 SSRI를 병행해도 충분히 호전되지 않는다면 월경 전 증후군이 확실한지 다시 진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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