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제97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순위 '13위 3연패'의 수모를 당한 책임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다.
대구 체전 참패의 책임에 대해 대구지역 체육인들은 한목소리로 고등부의 몰락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 교육감은 고등부 체육을 책임지는 최고선상에 있기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우 교육감은 영남대 총장 시절 육상, 씨름 등 운동부를 무더기로 구조조정한 전력이 있다. 이런 관계로 대구'경북 체육인 일부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체육을 대하는 우 교육감의 태도는 이전 대구시교육감들과는 다르다. 그는 대구의 엘리트 학교 체육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전의 교육감들이 체전 성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우 교육감은 비교적 덤덤한 편이다. 대구시교육청의 체육 업무 실무자들도 체전이 열리는 현지에서 엘리트 체육과는 무관한 업무를 챙기는 등 체전 성적에 목을 매지 않고 있다.
대구는 이번 체전 고등부에서 14위를 했다. 지난해 11위에서 3계단이나 추락했다. 반면 대구 대학부는 13위, 일반부는 9위를 했다. 체전에서 고등부가 대학부나 일반부보다 못한 성적을 낸 경우는 거의 없다. 역대로 대구는 대학부의 절대적인 부진과 일반부의 열세를 고등부 성적으로 만회해왔다. 대구는 예전 막강한 고등부 성적을 바탕으로 중위권 성적을 냈다.
이에 비해 경상북도는 체전에 올인하는 이영우 경북교육감 덕분에 좋은 성적을 보장받고 있다. 이번에 경북은 지난해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라선 고등부 성적에 힘입어 라이벌 경남을 5위로 밀어낼 수 있었다.
겉으로는 대구시교육청에 책임을 묻는 상황이지만,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면 대구의 체전 참패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때부터 시작됐다.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한 2007년 10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9위, 2010년 12위, 2011년 10위, 2013년 11위, 2014~2016년 13위 등 대구가 개최지가 된 2012년(2위)을 제외하고 대구는 하위권의 성적(시리즈 1편 그래픽 참고)을 냈다. 김범일 시장 재임 때 대구시가 세계육상대회에 집중하는 체육 정책을 펴면서 상대적으로 전국체전 준비에 소홀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국체전의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체육 저변 확대를 통한 꿈나무 발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구는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뒷걸음질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대구시체육회장인 권영진 대구시장도 2014년 취임 뒤 3년 연속 13위를 한 만큼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권 시장은 대구 체육의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책임을 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체육회장의 능력이다. 경북에서는 교육감이 체육회 부회장으로 참가하지만, 대구에서는 부교육감이 그 자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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