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이 힘이다] <3>경단녀 지원책 팔걷은 포항시

"고급 인력 일솜씨 놀리는 건 지역경제에도 '마이너스' 죠"

포항YWCA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한 일家양득 행복家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포항YWCA제공
포항YWCA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한 일家양득 행복家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포항YWCA제공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해결 방안으로 지난 3월부터 포항시가 운영하고 있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해결 방안으로 지난 3월부터 포항시가 운영하고 있는 '엄마참손단' 일자리사업 접수처에 주부들의 문의와 신청이 몰리고 있다. 포항시 제공

우리나라 여성들의 대학 입학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 반해 경제활동 참가율은 가장 낮은 상황이다. OECD가 발표한 2015년 2분기 회원국 고용률 동향에 따르면 출산'육아기에 해당하는 25∼54세 한국 여성 고용률은 62.9%로 G7 평균 71.9%는 물론, OECD 평균 67.3%를 크게 밑돌아 34개 회원국 중 30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고학력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국가적 인적자원의 손실이자 개인이 누려야 할 행복의 기회도 잃는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양육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신의 진로와 경력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과 국가의 커다란 손실임이 분명하다.

포항시의 경우 이처럼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맞물려 있다고 판단,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예방하고 출산과 육아 후 빠르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확실한 처방으로 경력단절 고리 끊는다

포항시가 여성 일자리 창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여성들의 경력단절이다. 결혼과 출산, 양육에 이르는 가사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경력 단절 자체를 막기 위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가 출산율이나 GDP(국민총생산)도 높다"면서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것이 출산율 높이기나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최선의 복지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 발굴과 취업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근무 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함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유연근무제'와 정시 출퇴근, 임신'출산'육아를 위한 휴직과 휴가 및 지원, 성차별과 성희롱 없는 직장 분위기 조성, 공정한 인사관리,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지하는 개방적인 분위기 정착 등 사회 여건의 기반이 되는 복합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단계별'분야별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우선 올해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해 1천5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대상으로 취업 상담과 직업교육, 취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등 취업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 문제만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역량개발과 동기 부여, 정보 제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진단과 처방을 올바르게 내리겠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이를 바탕으로 직업적성을 찾고 능력을 개발하는데 이어 적합한 취업정보 제공과 취업 알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포항시는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지원하고자 구인 구직 발굴과 상담에서부터 여성인턴제, 직업교육프로그램 수료생 취업관리, 찾아가는 직업상담 등 일자리 관련기관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 취업 연계 1천408명과 구인 2천271건, 구직 2천647건을 발굴하며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사업의 내실화에 기여한 바 있는 포항시는 올해에도 그 여세를 몰아 2월 초부터 출산 및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취업 역량 강화와 기업체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여성 인턴과 여성 인턴 희망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위한 기반 마련에 매진

2000년대 들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성장 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가사와 양육의 전담자라는 인식과 문화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기존 인식에 대한 아무런 변화 없이 단순히 '일과 가정의 양립'만을 주장하는 것은 여성의 역할에 부담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포항시는 이처럼 여성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지난 3월 '엄마참손단'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 60세 이하의 여성들이 하루 4시간 어린이집 급식 보조와 교구위생관리, 자료 정리와 같은 보건, 위생, 영양, 보조 등의 분야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올해에는 300명을 우선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엄마참손단'일자리사업은 어린이집의 경우 부족한 일손을 보완해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일자리 참여자들에게는 자기계발과 함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돼 보육서비스 질과 여성일자리 복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시가 이처럼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데에는 결혼과 출산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고, 가계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40, 50대 중장년층 여성의 경제활동 유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최근 남녀고용균형을 통해 여성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여성일자리 거버넌스 워크숍'을 개최하고 여성가족과와 일자리경제노동과를 비롯한 포항시청의 관련 부서와 포항상공회의소, 포항고용센터, 건강가정 등 유관기관이 협업체제를 마련하고 안정적인 여성일자리 확보를 위해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경력단절여성들이 새로운 분야와 양질의 일자리에 폭넓게 진출하고, 일하기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일터로 돌아와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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