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추 흉작·갈치 품귀 현상…한달 새 농산품 물가 6.3%↑

배추값 올라 포장김치 인기, 갈치 가격은 40% 이상 급등

지난 여름 폭염 등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수확량이 대폭 줄면서 올가을 배추와 무, 갈치 등의 가격이 전년 대비 30~40% 올랐다. 지난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른 만큼 곧이어 소비자물가 역시 오를 전망이다. 연합뉴스
지난 여름 폭염 등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수확량이 대폭 줄면서 올가을 배추와 무, 갈치 등의 가격이 전년 대비 30~40% 올랐다. 지난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른 만큼 곧이어 소비자물가 역시 오를 전망이다. 연합뉴스

올가을 농수산물 가격이 심상찮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작황'어획 부진, 한일 어업협상 결렬과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한 달 새 6.3%나 급등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도 각각 2.5%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 잠정치는 99.24로 8월(99.00)보다 0.2% 올랐다.

◆배추값 오르니 대체품 포장김치 각광, 매출은 글쎄…

농산물 중에서 배추가 34.7%, 무가 49.0%나 뛰었다. 지난 여름 폭염과 때늦은 가을 폭우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빴던 탓이다.

배추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으로 포장김치 시장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 들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지난 7월 13.5%. 8월 23.6% 증가했다. 배추값 인상이 특히 심했던 9월에는 포장김치 시장 규모가 30%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1천371억원 규모였던 포장김치 매출은 올해는 8월 말 이미 1천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포장김치 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작황이 나빠 원재료 수급이 어렵고 품질 규격에 맞는 배추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 판매량이 늘더라도 이익은 크게 늘지 않는 실정이다. 안동의 한 포장김치 업체 관계자는 "배추값이 올랐다고 해서 상품 가격을 마냥 올릴 수도 없어 난감하다. 이번에 신규 소비자가 대폭 유입된 것을 계기로 더 많은 충성 고객이 생기기만 바랄 뿐"이라며 "김장철이 되기 전에는 배추값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갈치 가격 40% 급등, 고등어'전갱이도 일찍 어장 떠나

수산물 가운데는 특히 갈치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갈치(중품'한 마리) 평균 가격은 8천30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782원보다 43.7%나 높았다. 갈치 가격 상승률은 지난 7월(59.2%)부터 10월(43.7%)까지 4개월 연속 40~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일어업협정이 결렬된 6월 이후 현재까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조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EEZ에서 갈치 할당량을 늘리려는 우리나라와 오히려 줄이려는 일본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고등어는 제주도와 서해 인근에서 잡히므로 어업협정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EEZ에서 어획되는 고등어 비중도 전체 생산량의 9%에 이르는 만큼 이 상태가 이어지면 고등어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여름 수온이 평년보다 2℃ 안팎 오른 것도 수산물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찍 산란을 마친 갈치와 전갱이, 고등어 등 어군이 예년보다 일찍 제주'남해 어장을 떠나 북상해 어획량이 줄었다.

오징어는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동해 어획량이 급감, 최근 산지 구매가 기준으로 1년 만에 가격이 30% 이상 상승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