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18대 총장에 김상동 수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사상 초유의 2년 2개월간 총장 부재 사태가 끝난 것은 아주 다행스럽지만, 정부의 어쭙잖은 임명권 행사 때문에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새 총장이 임명된 만큼 학내 구성원이 힘을 모아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함은 물론이다.
김 신임 총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을 이끌게 됐다. 총장 부재가 계속되면서 묵혀 뒀던 숙제를 해결해야 하고, 학내 구성원의 협력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간 실추한 대학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이고 대학 구조 개혁에도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김 신임 총장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은 총장 임명을 둘러싸고 학내 구성원 사이에 벌어진 갈등과 반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김 신임 총장이 "총장 선임 문제로 학교는 상처투성이가 됐다"고 진단할 정도로 학내 구성원의 실망감과 감정 대립은 쉽게 치유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도 깊다. 그가 당사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교수회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하니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경북대의 총장 부재 사태는 학교 내부가 아니라 전적으로 교육부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2014년 대학 총의에 따라 추천한 총장 후보를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상 거부함으로써 2년여간 총장 부재 상황을 빚게 했다. 이번에도 1순위 후보를 제쳐 두고, 2순위 후보인 김상동 교수를 임명함에 따라 교수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정부의 비정상적인 임명권 행사가 만들어낸 '재앙'이나 다름없는 만큼, 학내 구성원 간의 감정싸움은 어리석은 짓이다.
총장이 누가 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 운영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하는 일이다. 정부의 잘못은 따지고 넘어가야 하겠지만, 새 총장 선임을 계기로 학교를 바로 세우고 도약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더 절실한 때이다. 새 총장 선임을 축하하고 지역 중심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