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어느 날 문경의 문경새재 부근 고속철도역. 서울역을 옮겨 놓은 듯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전국 최고의 가을 산행지이자 국민관광지인 문경을 찾아온 사람들이 쏟아진 것이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창원, 서산, 울진, 거제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렸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기차를 타고 문경을 방문했다. 이유는 뭘까. 전국 어디에서든 교통체증 없이 2시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 철도가 문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문경이 지금 그 꿈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
◆문경, 중부내륙철도시대 열다
문경이 중부내륙철도시대를 열고 있다. 사통팔달 철도교통 중심도시로 우뚝 서고 있는 것.
지난 6월 중앙정부는 전국 주요 도시에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철도를 건설하는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을 확정, 고시했다.
여기에 문경은 무려 4개 노선이 반영되는 '선물'을 안았다.
정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따르면 문경의 주요 철도사업은 총연장 277.7㎞에 사업비 4조2천935억원이 투입되는 '조 단위 프로젝트'다. 문경에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돈이 투입되는 사업은 예전에 없었을 만큼 문경으로선 큰 '사건'이다.
이번 철도망 계획에서 신규 사업으로는 경기도 이천과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고속철도(94.3㎞, 2조962억원)와 수도권과 충청, 경북과 경남을 잇는 남부내륙철도의 중간 경유노선인 문경'점촌선(문경~점촌~상주~김천 73.0㎞, 1조3천714억원), 점촌과 예천, 영주 간 단선전철화사업인 경북선(56.0㎞, 980억원) 등이 포함됐다.
또 추가검토대상 사업으로 점촌과 신도청, 안동을 잇는 점촌'안동선(54.4㎞, 7천279억원)이 들어갔다.
기존의 점촌~예천~영주 경북선의 경우 일반노선에서 시속 200㎞로 달리는 단선 철도로 바뀌게 된다.
이천과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고속철도는 수도권~충주~문경~신도청~동대구를 잇는 총사업비 4조3천420억원 규모의 중부내륙고속철도(264.3㎞)에 포함돼 있다.
이 사업의 1단계인 이천~충주(53.96㎞) 구간은 지난해 착공했고, 2019년 개통할 계획이다.
2단계인 충주~문경(40.32㎞) 구간은 올해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2021년 개통할 전망이다.
이천~충주~문경 구간이 개통하는 2021년이면 시속 200㎞로 달리는 열차가 문경역에 첫 등장하게 된다.
◆철도를 통해 문경의 변화 이끈다
문경은 철도로 인해 도로 교통의 편리성과 접근성 모두가 해결돼 수도권 인구의 문경 유입 및 문경 방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시 이저영 홍보담당은 "문경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돼 수도권과 대구 등지에서 2시간 안팎에 접근이 가능하지만, 승용차 또는 대중교통으로만 이동 수단이 국한돼 교통체증 등 교통 이용의 편리성 측면에서 애로사항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추가검토대상 사업으로 분류된 문경과 신도청, 동대구를 잇는 구간이 확정될 경우 문경은 영남권은 물론 충청, 수도권을 연결하는 '허리'로 또 다른 도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부내륙고속철도는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수도권과 충청, 영남을 잇는 양 축이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현재 용량 초과 상태다. 경부고속철도는 선로 용량이 주중에 이미 100%에 이르고, 금요일과 주말, 휴일에는 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부내륙고속철도는 경부고속철도의 승객 분산 기능을 충분히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부내륙고속철도는 수도권 교통체증 완화 역할과 함께 주말과 휴일 교통체증이 전국 최고 수준인 서울외곽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정체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교통 해소 및 분산을 통해 중부내륙고속철도의 중심에 위치한 문경은 문경새재 등 천혜의 관광자원과 철도의 편리성 및 접근성으로 중부내륙고속철도에 위치한 도시 중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서산~천안~청주공항~괴산~점촌~영주~봉화~울진을 잇는 동서내륙철도(349.8㎞)와 문경~김천~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까지 완공되면 문경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남북축과 동서축을 연결하는 사통팔달 철도교통 중심도시로 자리 잡게 된다.
2030년 완공 목표인 동서내륙철도는 총사업비 8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남북축 위주 국가철도망에 동서횡단 내륙 철도망이 추가되면 원활한 수송체계가 확보되고, 물류비가 절감될 수 있다. 국토균형개발, 경북 북부지역 및 동해안 관광벨트 연결, 내륙산간지역 산업발전 등 시너지 효과도 매우 크다.
이와 관련, 동서내륙철도가 관통하는 문경, 영주, 예천, 봉화, 울진, 충남 서산, 당진, 예산, 아산, 천안, 충북 청주, 괴산 등 12개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난 3월 '중부권 동서내륙철도 추진협의회'를 발족해 반영 계획단계인 동서내륙철도사업이 확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남부내륙철도는 문경을 중심으로 한 경북 내륙과 남해안 공업지대를 직결시켜 산업물동량의 수도권 이동이 빨라지고, 내륙 관광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서내륙철도와 남부내륙철도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첨단 물류거점도시, 글로벌 스포츠'관광 중심도시 문경을 실현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한때 석탄 수송을 위한 역이었던 문경의 역이 고속철도 등 4개 노선이 경유하는 사통팔달 철도역으로 새 옷을 입는다. 철도가 문경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이번 국가 철도망 계획을 반드시 성사시켜 문경을 사통팔달 철도 중심 도시로, 인구 30만의 한반도 허리 경제권의 핵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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