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교수 등 전국 대학과 교수협 ,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 잇따라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현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현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논란과 전국 대학교와 교수들의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온 TK지역에서도 시국선언이 터져나오면서 민심 이반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경북대 교수 일부는 27일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발표된 이날 성명에는 대학 교수 50명과 비정규 교수 38명이 뜻을 함께했다.

교수들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대통령 연설문,국무회의 자료 사전 유출 등 '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적 통치 체제의 기본을 무너뜨린,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 사태"라고 주장하면서 "국정농단과 국기 문란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국민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립대 총장 임용 거부 사태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무능력, 무책임, 불공정, 부정부패, 비리 등으로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또 이보다 앞선 26일 오후 대구 중구 2·28 공원앞에서는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하야가 답이다!" 라는 피켓을 들었다. [사진설명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승희 교수(왼쪽 두 번째) 등 나랏일을 걱정하는 성균관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균관대 교수들 역시 27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 32명이 연명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오용하고 국기를 문란시킨 비정상 사태를 접하고 교수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탄핵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았고 현안이 산적했으므로 탄핵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이 일괄 사퇴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대통령이 국정을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대학교수 200여명도 이날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내정치와 행정의 최일선에서 손을 떼고 잔여임기동안 의례적인 국가원수의 역할만 맡아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청와대 고위 참모진과 행정부 총리 및 각부 장관들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31일 광주 YMCA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다 상세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26일 이화여대와 서강대, 건국대, 동덕여대, 경희대, 중앙대 총학생회가 박 대통령의 사퇴와 특검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낸 가운데, 27일 성균관대와 제주대, 홍익대, 숙명여대, 한양대 학생들 역시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학생들은 "최순실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적나라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모든 국민들과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는 26일 오후 '주권자의 이름으로 정권에 퇴진을 명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으나 '시국의 엄중함에 비해 글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서울대 학생들의 비판 여론이 일면서 이를 철회하고 다시 수정·보완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설명 : 임옥상 화백이 '블랙리스트'라고 적힌 검은색 옷을 입고 대형 천에 빨간색 붓글씨로 '하야(下野)'를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의 집회도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26일에는 오후 8시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청년총궐기 추진위' 주최로 '박근혜 하야를 위한 분노의 버스킹'이 열리면서 이날 참석했던 청년 100여명이 촛불을 들었다.

또 시민단체 '6월민주포럼'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최순실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대형 천에 빨간색 붓글씨로 '하야(下野)'를 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전북지역 30개 시민·사회·종교·정당 단체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북지역 비상시국회의(준)'(이하 비상시국회의)을 꾸리고 정권 퇴진 때까지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며, 충남지역 74개 정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역시 27일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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