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의 대표 사과 품종인 부사가 지난 21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청송사과의 출하 소식을 듣고 전국 사과 주산지 농민들뿐만 아니라 사과 도소매 상인까지 청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다들 청송사과의 시세가 궁금해서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다 보니 청송사과의 시세가 확정되면 다른 지역 사과들이 그 뒤로 줄을 서게 된다. 전국 사과 주산지들은 청송사과의 1위 자리를 넘보며 매년 다양한 홍보와 경쟁을 하지만 이때만큼은 한마음으로 청송사과 시세가 높게 책정되길 바란다.
청송사과는 비싼 몸값 덕분에 최고 대우를 받지만 이면에는 이를 이용한 범죄 때문에 많은 곤욕도 치르고 있다. 다른 지역 사과를 청송사과로 속여 시세 차액을 남기거나 청송사과 일부와 다른 지역 사과를 섞어 전체를 청송사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다른 지역 공판장에서 사과를 대량으로 산 뒤 상자만 청송사과로 찍어 판매하다가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전국 곳곳의 도로변에는 '청송사과'를 판다고 적힌 간판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청송사과는 귀한 몸이다. 대한민국 넘버원 청송사과가 이 자리에 오를 때까지 어떤 지원과 노력이 있었는지는 사례를 중심으로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하늘이 주신 사과 생육지 청송
청송은 대륙성기후와 해양성기후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평균 해발 250m 분지형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하루 평균 일조량이 6시간 36분으로 풍부한 햇살을 받아 고운 빛깔의 사과를 만든다. 연평균 일교차가 13.4℃로 매우 크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도 높고 저장성이 뛰어나다. 토양은 경질양토와 사질양토가 사과 재배 면적의 90%를 차지해 잦은 병치레 없이 튼튼하게 잘 자란다.
청송은 올 10월 기준 5천365곳 농가 중 60%에 가까운 3천145곳 농가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사과 5만4천800t을 생산해 1천140억원의 소득을 올리며 군 전체 농가 소득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농가 한 가구당 평균 3천6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웬만한 대기업 사원 수입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특히 최근 10년간 사과 시세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청송사과 농가=부농'이란 말이 수식어가 돼버렸다.
청송군에 따르면 43t 이상 생산하는 농가는 소득 1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군과 청송사과유통공사, 청송군사과협회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50~300가구가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과 농가의 10%가 억대 농가인 셈이다.
청송군 관계자는 "청송사과 시세가 좋다 보니 귀농'귀촌으로 사과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꼭 청송사과유통공사나 청송군사과협회, 청송군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기술을 습득하고 나서 농사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품' 청송사과를 만들어가는 청송군의 사과산업전략
청송군은 고품질 사과 생산을 위해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의 경영 불안을 없애고자 농작물 재해보험료를 지원하면서 농가 경영안정화를 가져왔다. 청송군은 올해 63억원(지원금 80%, 자부담 20%)을 투입해 태풍과 우박, 동상해,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사과와 고추 등 29개 품목의 재해보험을 지원했다. 올해 10월까지 2천541곳 농가의 경지 2천163㏊가 보험 가입을 마쳤다.
청송은 FTA기금을 통해 품종 갱신과 관수시설 등도 지원하고 있다. 수입 사과에 맞서 국내 사과 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매년 사업비를 책정해 농가에 지원한다.
특히 지난해 청송읍 청운리에 완공된 '과수 인공수분용 꽃가루생산단지'가 내년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여 청송사과의 경쟁력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꽃가루생산단지는 수입에 의존했던 사과 인공수분용 꽃가루를 국산화해 내실을 다지는 사업으로 현재 단지 내에는 꽃가루 검증실과 관리실 등이 갖춰져 있다. 지난해 심은 꽃가루 채취용 사과나무가 내년 봄에 채취될 수 있도록 전문 인력들이 사과나무 재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청송은 전국단위로 열리는 각종 박람회나 품평회, 행사 등에 청송사과를 꼭 대동하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청송사과의 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청송사과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고 해서 절대로 자만하지 않을 것이며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다"며 "대한민국 입맛 공약과 함께 FTA를 기회 삼아 세계인의 입맛 공약까지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