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에다 최순실 국정 농단 등 국내 정치'경제 분야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이 연일 크게 출렁이고 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안전자산에 속하는 국고채와 금 같은 안전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코스피는 2일 1.42% 떨어진 1,978.94로 마감하면서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형주 중심인 코스피에 비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진한 코스닥은 3.24%나 급락한 606.0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의 이 같은 낙폭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이 내려진 지난 6월 24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달러당 1,149.8원으로 전일보다 9.9원 오르면서 1,15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이날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00원 오른 4만7천750원에 거래를 마쳐 한 달여 만에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또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고채 금리는 채권시장에서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5bp(1bp=0.01%p) 내린 연 1.436%로 마쳤다. 1년물은 1.1bp, 5년물은 2.4bp, 10년물은 3.6bp 각각 떨어졌다.
대선을 1주일 앞두고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면서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국 혼란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현 정치 상황에서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신성장 동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의 기초체력만 놓고 보면 코스피는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 정연준 부지점장은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나왔지만 현물시장에서는 이탈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정치 상황보다는 미국 대선과 유가가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다소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배경에는 미국 대선 등 이벤트 리스크(위험)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대선이 상황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늘 금융시장 불안의 촉매제로 작용한 미국 대선이 끝나고 연말 소비 시즌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대섭 전문투자상담역은 "여러 악재에 이어 산업지표상 소비까지 무너진 상황인 만큼 증시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본다. 특히 정권 레임덕으로 인한 정치적 악재가 잇따라 발생할 경우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야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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