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공전자부품·바이오메디컬 날개 펴는 '영천하이테크파크'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지난해 5월 준공 후 상업가동 중이다.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지난해 5월 준공 후 상업가동 중이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에는 영남권 최초로 전자선 조사시설이 들어선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에는 영남권 최초로 전자선 조사시설이 들어선다.

영천 녹전동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와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가 최근 준공돼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 및 의료기기 산업단지 조성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 및 의료기기 산업단지가 들어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도 사업시행자 지정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는 지능형자동차부품 기업들도 유치될 계획이다. 영천시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항공, 의료기기, 지능형자동차부품 등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공, 의료기기, 지능형자동차부품 R&D기관

영천 녹전동은 항공전자, 비전자 의료기기, 지능형자동차부품 산업 육성의 초석이 될 연구개발(R&D) 기관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난달 14일 이곳에는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와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가 준공돼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옆에는 보잉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가 지난해 5월 준공 후 상업가동 중이다. 보잉은 향후 항공전자 MRO센터를 아시아 태평양 항공전자 MRO산업의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보잉은 항공전자 MRO센터 가동 이후 재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밭이었던 이곳이 3년 만에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투자와 항공 및 의료기기 연구개발 기관 입주로 신성장 동력산업 거점으로 바뀌었다.

인근에는 지능형자동차부품산업 성장을 견인할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도 보인다.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은 차량용 스마트 센서, 운전환경 인지시스템, 차량상태 감지시스템 등 첨단 지능형 자동차의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와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및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은 앞으로 조성될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의 기업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연구개발 기관 3곳과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포함된다.

◆국내 첫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기관

영천 녹전동에 들어선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국내 첫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평가기관으로 항공산업 육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항공전자 장비와 부품의 시험평가, 인증, 연구개발 등 다양한 역할로 항공기업 유치에도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항공부품을 한곳에서 종합적으로 시험 평가해 인증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없어 외국 기관에 의존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2013년부터 사업비 370억원을 들여 1만3천705㎡ 부지에 건축면적 3천358㎡ 규모의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를 건립했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에는 군용기와 민항기 항공부품 규격 인증에 필요한 고가의 시험장비 29종 32점이 도입된다. 현재 열충격 시험기, 가속도 시험기, 복합진동 시험기, 온도'습도'고도 시험기 등 11점을 들여와 시험가동 중이다. 해외에서 장비를 도입하는 기간이 오래 걸려 사업기간을 당초 2017년에서 1년 연장할 계획이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올해 박사급 연구원 6명을 비롯해 총 7명을 증원해 항공부품 시험인증과 관련한 교육을 마쳤다. 총연구인력도 지난해 7명에서 14명으로 늘었다.

내년 7월에는 한국인정기구(KOLAS) 시험기관 인증을 획득해 항공부품에 대한 시험평가 성적서를 정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조만간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 1층 강당에서 항공기업, 전문가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어 항공산업 발전방향을 모색한다.

항공부품 시험평가 장비에 대한 기업, 대학 등의 관심도 뜨겁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KF-X) 사업 및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과 관련,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험 장비 구축에 주목하고 있다.

전투기 개발과 성능 개량을 위해서는 항공부품의 공인시험성적서가 필요하다. 최신 항공기의 경우 전자부품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항공기업과 연구원, 경북대, 경운대 등도 항공부품 시험장비 활용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황영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장은 "항공부품 평가 장비의 시험가동 및 운영인력 교육을 통해 항공 기업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전자 의료기기 생산기반 눈길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지난달 14일 영천 녹전동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와 함께 준공됐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2013년부터 사업비 319억원을 들여 8천346㎡ 부지에 건축 연면적 2천994㎡(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센터를 건립했다.

이 센터는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R&BD) 기반구축, 기업지원,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사업 등을 진행한다. 금형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로는 카테터(인체에 삽입하는 가는 관), 스탠트(그물망으로 된 튜브), 투관침(복강경 시술 때 수술기구가 드나들 수 있도록 고안한 수술기구) 등이 있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가 벌써 영천에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어 수년 내 연구개발 및 기업지원 효과를 가시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 업체인 ㈜인성메디칼은 영천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기업지원 사업으로 메디컬 전용 사출 및 금형 장비를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품제조 기업과 의료기기 업체의 협업을 통해 투관침을 개발했다. ㈜유원메디텍이 개발한 투관침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사용 중이며 최근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독일 의료기기 기업의 주문으로 카테터 몰드팁을 개발한 업체도 있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의료기기 및 제조기술박람회(MEDTEC)에 신흥정밀, MTIG, OSY MED, 노아닉스 등 4개 업체와 함께 참가했다. 의료기기 분야 소재부품 업체의 기술 및 제품을 홍보했으며 투관침도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영남권 최초 전자선 조사시설 설치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사출공정실, 압출공정실, 클린룸, 소재실험실, 바이오실험실, 전자선 조사시설 등을 갖춘다.

이 센터에는 전자선 멸균설비, 클린룸 설비, 카테터 제조 패키지, 압출장비, 사출장비 등 기업지원용 공동연구장비 42점이 2018년까지 도입된다. 장비들은 주로 의료기기 설계 및 공정 지원, 시제품 제작, 멸균공정 지원 등에 사용된다.

핵심시설인 전자선 조사시설은 영남권 최초로 도입된다. 현재 차폐시설을 완료하고 전자선 가속기를 내년 상반기 설치해 시운전에 들어간다.

일회용 주사기를 비롯한 소모성 의료기기는 멸균을 거쳐야 한다. 전자선 조사시설을 이용할 경우 자동화 라인을 통해 의료기기를 멸균 처리할 수 있다. 전자선 조사시설로 한약재를 멸균 처리하면 곰팡이 독소를 없앨 수 있어 일정한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영천은 전국 한약재 유통량의 30%를 차지하는 한방특구 도시다.

화장품과 농산물 가공업체도 전자선 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업체는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영천에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올해 박사급 선임연구원 2명을 충원했다. 전자선 조사시설 운영을 위해 전문가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원 17명 중 학생연구원은 7명이다. 학생연구원은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학생으로 대학에서 수업하고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에서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우종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장은 "의료기기 업체의 시제품 제작 지원과 함께 바이오의약품 분야 방사선피폭치료제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8년 만에 개발 본격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가 구역 지정 8년 만에 본격적으로 개발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는 2008년 5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으며 같은 해 12월 한국토지공사와 사업시행 협약을 했다.

하지만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합병 이후 LH의 경영난으로 사업시행이 표류했다. 2014년에는 당초 사업대상지 540만㎡ 중 310만㎡가 해제됐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는 영천 중앙동 및 화산면 일원 140만㎡에 사업비 2천462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조성된다.

이곳에는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등 연구개발 기관이 이미 들어서 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 의료기기산업 클러스터, 지능형 자동차부품단지 등을 조성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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