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엔 싸고 양 많은 게 최고" 무한리필 식당 뜬다

주머니 얇아진 소비자들 몰려

장기 불황 속에 외식업 경기가 나빠진 가운데 싼 가격에 많이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식당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에 있던 고기뷔페, 보리밥뷔페, 해물뷔페 등에 다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이런 업종으로 새로 창업하는 업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대구 동구 용계동에 위치한 무한리필 고기뷔페 '힘내라고'. 홀에 설치된 수십 개 테이블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식당 한쪽에 설치된 샐러드바(개방형 냉장설비)에는 10여 종의 쇠고기'돼지고기와 쌈 채소, 라면, 냉면, 막창, 떡갈비, 육회비빔밥 재료 등 다양한 식재료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 음식을 가지러 온 손님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

문을 연 지 이제 막 3개월이 된 이곳은 평일 점심'저녁, 주말 등 시간대에 따라 1인당 1만900~1만2천900원이면 맛있는 고기를 무제한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탔다. 평일 하루 400여 명, 주말 하루 700여 명의 손님이 방문할 정도다.

손님 손모(29) 씨는 "불경기에도 하루쯤은 음식을 양껏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때마침 질 좋은 고기뷔페가 생겼다고 해 부담없이 즐기려고 왔다"고 말했다.

힘내라고는 갈비둥지, 두근반세근반 등을 운영하던 육류 전문가 나호섭 대표가 지난 8월 창업한 고기뷔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식육식당 업황이 나빠지자 지난 2월 이곳에 있던 식당을 폐업하려다가 고기뷔페로 전환했고, 과거에 비해 손님이 2배,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

뻔한 고기뷔페에서 벗어나 샐러드바까지 도입한 덕분에 청년층 손님까지 앞다퉈 찾는 등 성공 조짐이 보였다. 이에 달서구 성서, 북구 칠곡, 울산 등지에서 2, 3, 4호점을 연이어 차렸고, 각종 강연에서 성공 창업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나 대표는 "갓 개업한 곳도 반응이 다 좋다. 앞으로도 메뉴와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해 경기 호황 때에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황에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은 외식 메뉴를 선택할 때 싼 '값'을 갑(甲)으로 꼽고 있다. 한때 '대패삼겹살', 수입산 저질 고기 등으로 소비자 사이에서는 '뷔페 식당의 식재료는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었다. 이 탓에 경기가 좋아지고는 뷔페식 식당이 한동안 외면받았다.

그러나 최근 무한리필 식당이 다시금 각광받자 업주들은 값이 싸면서도 질 좋은 식재료를 내놓으며 소비자 마음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트렌드에 따라 최근 3년 새 뷔페식 음식점의 창업도 지역 곳곳에서 이뤄졌다. 고기뷔페와 보리밥뷔페, 조개구이뷔페 등이 특히 인기다.

(사)한국외식산업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수진 지회장은 "무한리필 음식점은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심각한 불경기 때마다 크게 선호됐다. 요즘도 불황을 맞아 뷔페식 음식점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었다"며 "뷔페식 음식점이 급증하면서 동종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는 만큼, 업주들은 소비자 만족을 이끌어내면서도 다른 음식점과 차별할 수 있는 강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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