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거나 셀카를 찍는 어르신들을 보는 게 낯설지 않다. 물론 모바일 금융결제를 능숙하게 할 정도의 고수는 드물지만 실버세대의 '디지털 소외'는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kt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 강사 과정을 마치고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김무선(67)'김봉윤(64)'김창옥(64)'박성근(63)'정은정(58) 씨를 만나 액티브 시니어의 SNS 세상을 들여다봤다.
◆키득키득…SNS는 내 친구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은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능을 두루 갖췄다. 카메라도 들어 있고, 계산기도 들어 있다. 때로는 손전등이 되기도 하고, 알람시계가 되기도 한다. 커다란 TV나 컴퓨터조차도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한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은 무엇보다 노년의 적적함을 달래주는 멋진 친구다. SNS의 일종인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사용법만 익히면 가족은 물론 고교 동창회, 취미동호회 친구들과 실컷 수다를 떨 수 있다. 게다가 돈도 들지 않는다.
어르신들끼리만 통하는 유머는 삶의 활력소다. 정은정 씨는 "출산한 딸에게 '니 애는 니가 키워라'라는 메시지를 붙여 축하 선물을 보냈다는 친구의 사진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며 "스마트폰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썰렁한 아재 개그 역시 유행이다. 재미있는 농담'사진을 보고 나면 SNS 등으로 열심히 퍼 나르는 것도 젊은 층과 차이가 없다. kt 지속가능경영센터의 김미화 차장은 "대부분은 좋은 사진이나 시 등을 주고받으시지만 이따금 야한 사진을 공유하는 분들도 계셔서 스마트폰 교육 중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며 웃었다.
◆스마트폰, 벽을 허물다
스마트폰을 통한 SNS는 소통의 벽을 허무는 좋은 수단이다. 국내 한 가전업체의 어르신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90%가 카카오톡 같은 SNS를 하고 싶어서 스마트폰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무선 씨는 "어르신 가운데 트위터'페이스북을 하는 분은 1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스마트폰이 없어 카톡 대화방에 낄 수 없다는 하소연은 많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은 자식들과 더 살갑게 지내고, 나아가 손주들과의 교류로까지 이어져 이야기가 통하는 할아버지'할머니로 만드는 데에도 기여한다. 김창옥 씨는 "아들한테 가끔씩 모바일 커피 쿠폰을 보내는데 반응이 꽤 좋다"고 자랑했다. 김봉윤 씨는 "손위 누님들께 요리 레시피를 추천하는 앱과 고속버스'기차 예매 앱을 알려줘서 칭찬을 들었다"며 "인터넷 쇼핑도 함께 한다"고 귀띔했다.
부부 사이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김창옥 씨는 "아내에게 따질 일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카톡을 보내서 대신 전달하게 하는데 효과가 좋다"며 "말로 하면 싸우기 십상인 문제가 쉽게 풀린다"고 털어놓았다. 정은정 씨 역시 "남편에게 우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내면 금방 화해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모티콘 활용해 '단톡방' 스타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을 다루는 건 행복한 노년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입을 모았다. 박성근 씨는 "스마트폰 기능을 알아갈 때마다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가끔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이들의 솔직한 경험담이다. SNS에 지나치게 자주 사진이나 인터넷 뉴스를 올려서 상대에게 부담감을 주거나 스마트폰 에티켓을 잘 몰라 젊은 사람들이 볼 때 무례하게 비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것도 인터넷상의 만남에서 도움이 된다는 게 이들이 전하는 '꿀팁'.
정은정 씨는 "몇천원을 투자해 이모티콘을 선물하면 몇만원어치 선물을 하는 것보다 훨씬 피드백이 좋다"며 "이모티콘 구입 방법까지 알려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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