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관여됐다는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전 실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최씨를 알지못한다.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며 최씨와의 관계를 적극 부인해왔지만, 곳곳에서 그가 최순실 씨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검찰 수사의 칼날이 그를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리라는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그가 청와대에서 누린 막강한 지위와 권한 때문이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를 이끈 김 전 실장의 재임 기간에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상당 부분 불거졌다. 청와대 역대 어느 비서실장보다 막강한 위세를 누려 '왕(王)실장' 타이틀까지 붙은 그가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라는 최씨의 존재와 함께 최씨가 행한 국정농단의 작태를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언론에서는 실제 김 전 실장이 최씨라는 인물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일본차병원(일본TCC)에서 면역세포치료를 받았는데 이를 소개해 준 곳이 최씨가 단골로 다녔는 차움의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치료비 50%를 할인받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최씨 등에게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 처방해 준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은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을 2013년 8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한 것도 김 전 실장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여러 인물들에서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근 검찰에서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은택(47·구속)씨는 송성각(58·구속)씨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선임경위와 관련해 검찰에서 "내가 송씨를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소개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이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때 최순실씨의 존재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육영재단에 근무한 A씨는 "1987년 육영재단 분규 당시 김기춘 전 실장이 최태민씨 측을 만나기 위해 재단에 수차례 방문한 일이 있었다"면서 김 전 실장이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 등 최 씨 일가와 30년 전부터 이미 알고 지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최순실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전 실장을 일단 '수사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고 조만간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 전 실장,우 전 수석 등과 관련해 아직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것은 없다"면서 "일단 특검 전 남은 기간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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