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육상연맹 회장이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를 요구하며 국제육상연맹(IAAF)을 협박한 정황이 발견됐다. 뇌물로 포섭하고,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이용해 협박을 불사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27일(한국 시각) "프랑스 검찰이 2014년 7월 당시 러시아 육상연맹 회장 발렌틴 발라크니체프가 IAAF에 보낸 협박 메일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발라크니체프는 이메일에 "우리도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게임은 IAAF가 시작했다. IAAF가 계획을 꾸몄고 실행했다"며 "우리는 언제든 IAAF 회원국에 적절한 증거를 공개할 수 있다"고 적었다.
수신인이 확인되지 않았고 직접 '도핑'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황상 '2012년 런던 올림픽 도핑 테스트 결과'가 러시아 육상과 IAAF 수뇌부 사이에 문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당시 IAAF 회장 라민 디악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덮고,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하는 조건으로 수십억원을 받았다. 디악 전 회장의 아들 파파 디악이 러시아 육상과 연락을 취하며 '실무'를 처리했다.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과거 올림픽의 소변 샘플을 검사한 가운데 러시아 선수들이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 중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IOC의 도핑 테스트 결과를 IAAF가 은폐하는 건 쉽지 않았다. 이에 발라크니체프는 이메일에서 "이번 일의 처음과 끝을 IAAF가 모두 책임지기로 했다"고 IAAF를 압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육상과 IAAF는 '비밀스러운 거래'는 그해 말 꼬리가 잡혔다. 2014년 12월 독일 공영방송 ARD가 "러시아 정부가 육상 종목의 조직적인 도핑을 주도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부인하던 IAAF는 디악 회장이 2015년 8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자 러시아 육상의 도핑 은폐 시도를 자체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5년 11월에는 러시아 육상 선수 전원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 육상의 기존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했고 디악 부자도 프랑스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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