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수요가 이례적으로 폭증하면서 지역에 따라 백신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백신은 충분하다'는 입장인 정부로서는 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백신 접종을 위해 동네 병원 2∼3곳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불만이 쏟아지자 제약사에 요청해 백신 구매 핫라인(☎043-719-6814)을 구축하기로 했다.
핫라인을 이용하면 병·의원은 필요한 만큼 소량씩 백신을 구매할 수 있어 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백신 반품과 폐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생산된 백신은 총 2천200만 도즈(1회접종분)로 이 가운데 800만 도즈는 65세 이상·생후 6∼12개월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한 국가 무료접종사업과 지방자치단체 자체 구매분으로 사용됐다. 나머지 1천400만 도즈는 민간 유료접종 분량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민간유료접종 물량이 800만∼1천만 도즈 정도이고 잔량 확인은 정확히 어렵지만 아직 출고되지 않은 백신도 121만 도즈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전반적인 백신 수급은 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판단과 달리 동네 병원에서 백신을 구하기 힘든 사례가 나오는 것은 민간유료접종에 사용되는 백신 판매와 구매를 정부가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한번 구매하면 다음 해 겨울에는 사용할 수 없다.
갑자기 독감 백신 접종 수요가 급감하면 의료기관은 보유한 백신을 반품하거나 폐기해야 하므로 일부 재정적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우려한 의료기관은 백신 추가 구매를 망설이는 상황이다.
백신 주문 후 2∼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점도 백신 공급의 일시 지연 현상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질병관리본부는 "민간유료접종용 백신은 한번 구매하면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구매가 민간 시장 자율로 결정되고 있어 국가가 구매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백신 제조사와 도매상에 협조를 요청해 일선 의료기관에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백신 제조사, 시도 보건소 관계자가 참여한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 회의를 열어 백신 수급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며 보건소에 요청해 관할 지역 내 의료기관의 백신 보유 잔량을 파악해 주민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독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 뒤에 방어 항체가 형성되고 면역 효과가 평균 6개월가량 지속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또 지금 백신 접종을 하면 앞으로 유행이 예상되는 B형 독감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B형 독감은 현재 유행하는 A형 독감보다 증상은 가볍지만, 유행이 봄까지 길게 이어진다.
질병관리본부는 "독감이 유행 중이라도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이 필요하고 학생, 직장인도 자율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접종 전 의료기관에 연락해 백신 물량이 충분한지 확인하면 접종하는 데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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