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나뭇가지는 죽은 듯 산 듯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갈비뼈를 연상케 하는 툭툭 불거진 나뭇가지 속에는 핏빛이 감돌고 있다. 마치 온몸을 타고 도는 혈관 같다.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죽은 나무에 피가 돌아 다시 살아난 듯 생명력이 넘쳐 보인다.
현대 구상회화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작가 토니 베반(Tony Bevan'사진)의 작품 '나무'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베반은 영국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구상미술화가이다. 영국 브래드퍼드 미술학교와 런던 골드스미스대학, 슬레이드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2007년 영국왕립미술원 회원으로 선정되는 등 현대 구상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미술관, 테이트미술관, 왕립미술원,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베반은 존재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마음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몸과 연결돼 있는가?'와 같은 정신적'물질적 생각,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상들의 이면 인식의 기억 등을 소재로 작업한다.
베반의 작품은 1980년대 치열한 고뇌를 담은 인물화와 사물 표면 아래의 구조적인 모습을 사색하고 표현해 내는 구조물을 거쳐 추상적 요소가 가미된 이미지들로 작업 스타일이 변화했다. 근래에는 나무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작품 속 나무는 분명한 정신적 의미를 갖는다. 독특한 형상의 나무를 통해 나무의 성장을 묘사함으로써 인간의 뇌 신경계와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최근 작업하고 있는 아카이브 시리즈는 비밀문서를 보관하는 선반 구조물을 통해 알려져 있지 않은 불가사의한 저장소로의 정신세계를 정보의 거대한 도서관, 즉 아카이브로 표현하고 있다.
대구 리안갤러리 이지인 큐레이터는 "복잡한 감정이 강렬한 색상과 굵고 힘있는 선을 통해 심도 있게 녹아 있는 베반 작가의 작품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일(금)부터 2월 28일(화)까지. 리안갤러리 053)424-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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