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신 덕원고 교장은 지난해 초 교장으로 부임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2016학년도 서울대 입학 실적은 전무했고 수도권 대학의 진학 실적도 예년보다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학기 초 전체 교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했고, 입시 환경 변화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학교가 그동안의 실적을 믿고 노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우선 교육혁신부(부장 조치연 교사)를 만들고 교실수업 개선에 더욱 집중하도록 했다. 학생 활동 위주의 수업을 하고 과정중심의 평가를 해서 학생부종합전형에 적극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량을 높이는 연수의 양과 질을 높였다.
매주 수요일은 학생들에게 7교시 수업을 마치고 귀가토록 했다. 물론 공부를 더 하고 싶은 학생은 도서관을 개방, 자율학습이 가능하다. 교사들이 자유롭게 각종 연수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교사들은 교과별 연구수업 협의회, 교육과정-수업-평가 연계 워크숍, 수업 아카데미의 날 운영, 생활기록부 기재 연수, 수업을 촬영해서 전체 교사에게 공개 후 피드백을 받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이 이어졌다.
또 교사 평균 연령 53세인 학교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젊은 보직교사를 배치했다. 40대인 황덕구 진학관리부장은 지난해 연간 80일을 각종 연수 등 출장을 다녀왔다. 학교에 돌아와서는 보고 듣고 익힌 것을 연수를 통해 전파했다.
방과후 보충수업도 '손질'했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과목 선택도 3개로 제한하고 주당 9시간으로 강도를 높였다. 주요 과목별로 강좌를 10개가량 개설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어떤 학생은 수학만 3개 강좌를 듣는다.
박 교장은 "기존의 틀을 깨고 협력을 요청하니 교사의 자발성도 높아졌다.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학교가 살고 죽는 관건"이라면서 "우리는 남녀공학에 경산지역 학생이 3분의 1이나 되는 등 입학자원이 수성구의 다른 학교보다 좋지 않아도 전체 교사가 합심하니 인재로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수성구의 변방 덕원고가 2017학년도에 이룬 진학 실적은 대단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10명을 포함해 수도권 대학에 46명이 합격했고, 경찰대·육사·공사에 3명이, 의학계열(의예·치의예·한의예)에 모두 29명이 합격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