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청송 세계지질공원과 지역 미래

청송군이 지난해 12월 22일, 파리 유네스코본부로부터 세계지질공원 등재 권고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로써 올 4월에 개최되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돼 정식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UGGN)에 가입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세계지질공원(2010년)에 이어 두 번째이고 내륙에서는 첫 번째로 이룬 쾌거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뛰어나고 자연유산적으로 가치를 지닌 지역을 보전하면서 교육 및 관광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다. 자원개발과 같은 일회성 경제발전을 배척하고 교육관광을 통한 보존과 활용이 조화된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지질공원의 목표다.

교육관광 활성화로 지역주민에게 소득이 돌아가고, 지역주민들은 지질유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다시 관광이 활성화되는 순환 고리가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지질공원은 처음 인증으로부터 4년마다 재인증 절차를 가지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지위가 박탈된다. 앞으로 청송의 과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활성화와 재인증에 있다.

첫 번째 과제는 지질공원의 홍보다. 그동안 세계지질공원이 유네스코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할 수 없었기에 사람들이 체감하기에는 세계지질공원의 브랜드 효과가 미미했다. 그러나 전 세계 33개국 120곳의 세계지질공원이 2015년 11월 유네스코 공식 프로그램으로 전환되었다. 세계지질공원의 브랜드 가치가 국제적으로 향상된 만큼 지질공원의 홍보에 있어서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됐고, 브랜드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염원하던 주민들은 지역의 지질유산들을 교육관광으로 활용하면서 차츰 지질관광(Geotourism)이라는 새로운 관광형태가 발전하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질공원들이 차츰 생겨났다. 이들을 시초로 한 유럽지질공원망(EGN)이 구성된 것이 지질공원의 출발이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질공원을 운영하는 주체는 지역주민이 돼야 하며, 관리기구는 지질공원이 잘 운영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세 번째는 지질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예산 확보다. 청송군은 앞으로 유네스코라는 브랜드를 발판으로 국'도비 공모사업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청송의 최대 관심사업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유치다. 센터는 지질공원 홍보, 국제협력, 지질공원해설사 양성, 주민교육, 박물관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며, 이미 세계지질공원이 활성화된 다른 나라에서는 지질공원센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청송에 센터가 유치되면 지질공원 교육관광 중심, 국제협력 중심지로 지질공원 홍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지역특산품이나 공예품, 전통음식 등 관광상품을 타깃으로 한 지질공원 콘텐츠 개발이다. 예를 들어 청송사과는 이미 맛과 품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산암과 퇴적암들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토양에서 재배된다는 점에서 독특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사과 따기와 같은 단순 농촌체험이 아니라 지역의 지질과 환경, 역사를 함께 가미한 교육형 체험활동은 오직 청송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표 관광상품인 고택체험은 단순 숙박의 의미만이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청송지역의 춥고 건조한 기후를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가 깃든 건축양식, 지역의 특색있는 전통문화가 가미된 관광상품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