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노조는 해마다 노조원 약 200명을 두 번 나눠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을 보내준다. 표면상으론 노조 활동을 잘한 인원이 뽑힌다고 알려졌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노조원이 아닌 비노조원이 동남아 관광에 참여한 정황이 나왔다. 이 혜택을 받은 비노조원은 모두 영업점 소속이 아닌 본사에 근무하는 '특정 부서' 관련 인원이었다. 우리은행 직원끼리 모여 만든 사내 신용협동조합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황이 나왔다.
30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박봉수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주요 간부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 위원장과 간부 일부는 2023년부터 지난해 사이 노조 행사를 준비하며 업체에 행사비 외 일정 금액을 얹어 결제한 뒤 현금을 돌려 받는 이른바 '페이백'으로 총 9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최초 수사는 페이백 정황으로 시작됐지만 수사 과정에서 노조와 사내 신협의 동남아 관광 관련 논란이 흘러나왔다. 노조가 2023년 초 4박5일 간의 4월·9월 동남아 관광 인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노조원이 아닌 비노조원 4명을 끼워 넣었다는 의혹이었다.
우리은행 노조원은 총 9천명이고 1년에 200명 정도만 동남아 관광 혜택을 받는다. 약 2%만 선택 받는 자리에 누군가가 '무임승차'를 했으니 뒷말이 나온 것이었다. 혜택을 받은 비노조원 4명이 모두 영업점이 아닌 본사 소속 인원이었다. 더군다나 본사에서도 우리은행 인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인사 관련 부서원으로 분류되는 4명만 동남아 관광자 명단에 포함되다 보니 뒷말은 더욱 무성한 상태다.
이뿐만 아니었다. 우리은행엔 직원 6천여명이 모여 만든 사내 신협 역시 연 2회에 걸쳐 약 60명을 동남아로 보내준다. 1% 확률이다. 보통 사내 신협 가입금액이나 대출을 많이 받은 조합원이 수혜 대상이 돼야 하는데 수사 과정에선 신협을 탈퇴한 직원 3명과 미가입 직원 9명도 2024년 동남아 관광자 명단에 포함된 정황이 나왔다.
박봉수 노조위원장은 사내 신협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사건은 모두 박 위원장 재임 시절 벌어졌다. 이에 우리은행 내부에선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불거진 각종 금전 문제는 노조 내부 문제라고 치더라도 노조원과 사내 신협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동남아 관광은 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노조 눈에 들면 동남아 관광 혜택을 받는 것이냐.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대한 박 위원장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노조 집행부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임직원 관광 등의 명목으로 하나투어에 입금했다가 군소여행사로 옮겨 '파킹'한 4억8천만원의 배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외 여행이 중단되자 노조 집행부는 이 돈을 노조 계좌로 돌려 받지 않고 2021년 12월 한 군소여행사로 입금했다. 노조가 입금 받았으면 이자가 노조 계좌에 쌓였을 텐데 파킹으로 군소여행사에 쌓였다면 배임 행위로 볼 수 있어서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노조 집행부와 군소여행사 대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여행사는 2023년 노조 집행부 일부에게 800만원~1천만원에 달하는 무료 관광을 보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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