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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世事萬語] 블루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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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를 통해 본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풍자와 저항의 메시지가 강렬했다.

지난달 26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풍자로 말문을 열었다. "트럼프에게 감사드린다. 작년에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의 별칭)이 인종차별적으로 보였던 것 기억하느냐? 그게 올해는 사라졌다." 최근 몇 년간 '아카데미'는 '너무 하얀 오스카'(Oscar so white!'백인이 수상을 독식함을 빗댄 말)란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아카데미는 차별 정책과 소수자 혐오 발언을 쏟아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차별 반대'를 대표하게 됐음을 비틀어 한 말이다. 풍자는 권력을 향한 독설이다. 말 한마디로 트럼프를 한 방 먹인 셈이다.

이날 여배우의 화려한 드레스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게 있다. 레드 카펫을 물들인 '블루리본'이다. 여러 연예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해 법정투쟁에 나선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상징인 블루리본을 달았다. 에티오피아계 할리우드 배우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루스 네가는 빨간색 드레스에 블루리본을 붙이고 나왔다. 네가는 "그들(ACLU)은 시민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 난 그들을 완전히 지지하고 모두가 그래야 한다. 그들은 일종의 감시자로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는 1997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 미국 내 모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블루리본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네티즌 시민운동에서 유래됐다. 블루리본 달기 운동, 즉 블루리본 캠페인은 뜻을 함께하는 네티즌들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파란색 리본 그림을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터넷은 개인이나 단체 혹은 정부의 그 어떤 규제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 이 캠페인은 1995년 6월 미국 상원의원 엑슨이 '공공통신망에 저속한 자료를 올릴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보 통신 규제 조항을 수정'통과시킴으로써 촉발됐다. 이후 다른 나라의 네티즌들도 정부의 정보 검열 및 통제 정책에 반대할 때 블루리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블루리본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지난해 여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군민들이 집회에서 나비 모양의 '파란 리본'을 달았다. 이때 파란 리본은 성주 군민을 확인하는 표식(외부 세력 개입이 없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면서 평화와 희망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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