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레이 '물밑협상' 전환…北, 수배자 귀국보장 등 요구할듯

김정남 암살사건을 놓고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던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물밑 대화모드로 돌아서면서 양측이 어떤 해법을 도출할지 관심을 끈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 북한인 수배자들의 귀국 보장과 김정남 시신 인도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가 안 그래도 벽에 가로막힌 수사의 근간을 뒤흔들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지만 '인질 외교'를 끝내기 위한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7일 북한이 자국 거주 말레이인들의 출국을 금지, 사실상 인질로 잡자 곧바로 말레이도 자국 내 북한인들에 대해 같은 조처를 하면서 양국 갈등이 수교 44년 만에 최고 수위에 달했다.

말레이 정부가 10일 각료 회의에서 북한과의 단교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가 8일 "북한과의 단교 계획은 없다"며 전날의 강경 대응 기조를 누그러뜨리면서 사실상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다.

단교부터 할 경우 대화 창구가 막히고 내부적으로 '피의 숙청'을 일삼는 북한이 보복조치로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됐지만,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진통이 예상된다.

그중 하나가 김정남 암살사건의 연루자로 지목된 현광성(44) 주말레이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의 신병 처리 문제다.

수사협조를 거부하는 북한은 이들의 귀국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남 시신 인계 문제도 쟁점이다.

북한은 여권상 이름이 '김철'인 북한인의 시신을 넘겨달라는 요구를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는 공식적인 신원 확인이 선행돼야 하며 시신 인수는 가족들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말레이는 더는 잃을 게 없다는 식으로 달려드는 북한과 극단적인 대치를 계속하면 북한에 있는 자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라며 "예측불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양측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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