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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네 꿈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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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뭐니?"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뒤, '저의 이야기를 들려줄게요'라는 제목의 UCC 한 편이 도착했다. 2분 남짓한 영상에는 꿈과, 꿈을 꾸게 된 이유,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담겨 있었다. '그땐 분명 힘들었지만 그만큼 행복하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 그것이 제 꿈이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는 감동이었다.

종종 아이에게 꿈을 물었다. 매번 바뀌었다. 초등학교 때는 개그맨, 중2 무렵엔 목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내 꿈이 없다 했다. 꿈이 없다는 아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여 현실을 비관하며 방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떻게든 꿈을 찾아 주고 싶었다. 아니 억지로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다. "성격이 차분하고 흙 빚는 일을 곧잘 하니 도예가는 어때? 수학과 과학을 잘하니 과학자는?" 매번 귀찮다는 듯 대답이 없었다. 중3이 된 후 태도가 달라졌다. 휴일이면 방안에서 종일 컴퓨터를 만지작거렸다. 밥도 컴퓨터 앞에서 먹었다. 용돈을 모아 캠과 스탠드, 성능이 좋은 자판을 비롯해 갖가지 장비들을 컴퓨터에 설치했다. 외국에서 편지나 물건이 오기도 했다. 밤을 꼬빡 새워 어떤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기도 하고, 누군가와 통신을 하며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뭐냐고 물어도 '아무것도 아니야', 어디에 쓸 거냐고 물어도 '몰라도 돼'라는 말이 전부였다. '저러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건 아닐까. 나쁜 걸 배우는 건 아닐까' 불안하고 초조했다.

문득 카메라와 노트북이 갖고 싶다고 했다. 세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 어린 영상을 접하게 해주겠다는 꿈. 영상 제작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다룰 수 있는 쉬운 영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는 이유와 의지가 분명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것, 끼니를 거르고 밤을 새워가면서도 놓을 수 없었던 것. 그것이 꿈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특했다. 힘든 가운데서 얻어낸 결과의 소중함을 알고, 꿈으로 성장시켜가는 열일곱 살의 메시지는 허황하지 않았다.

나는 천체사진작가 권오철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것의 실체를 알아내서 정면 대응해야 하고, 싫어하는 과정도 제대로 거쳐야 하는 거야. 근사한 꿈보다 행복과 동행할 진짜 너의 꿈을 마음껏 꿔봐."

내가 초조해할 때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마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그대가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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