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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티끌로 보석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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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다.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티끌 모아봤자 한 줌의 티끌이다. 티끌을 잘만 모으면 '보석'을 만들 수는 있다. 더구나 보석의 재료가 그냥 티끌이 아니라 요즘의 골칫덩이인 미세먼지라면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셈이다.

이 매혹적인 구상을 처음 제시한 이가 있다. 단 로세하르드라는 네덜란드 디자이너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스모그를 제대로 경험한 뒤 그는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를 발표했다. 7m 높이의 야외 공기정화 시설인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를 도시 곳곳에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여 흡착판에 모은다. 필요한 전기에너지는 풍력 또는 태양광 모듈로 타워에서 직접 생산한다.

채집한 공해 물질을 압축하면 검은색 탄소 덩어리 즉 '스모그 프리 큐브'(Smog Free Cube)가 나온다. 이 큐브를 가공하면 반지를 만들 수 있는데 미세먼지를 줄이고 보석까지 만든다니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진흙탕에서 연꽃 피고, 역경 속에 도 닦아 사리 왕창 생기는 격이 아닌가.

스모그 프리 타워는 우리나라 대선 공약으로까지 등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스모그 프리 타워 설치 공약을 내걸어 이목을 끌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 대도시 곳곳에서 스모그 프리 타워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모그 프리 타워 공약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찮다. 스모그 프리 타워가 실효성보다 미세먼지 경각심을 환기하는 퍼포먼스 개념이 강한 조형물이라는 것이다. 중국환경언론인포럼도 "지난해 40여 일간 베이징에 설치해 본 결과 스모그 프리 타워가 스모그를 걸러내는 데 효율적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스모그 프리'가 아니라 '스모그 경고' 타워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안 후보의 스모그 프리 타워 공약에는 충분한 검토가 결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치 조형물로서 우리나라에 몇 개 정도는 있어도 괜찮지만 실효성이 검증 안 된 스모그 프리 타워를 전국 곳곳에 세우는 데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공약이라고 해서 마구 내걸어서는 안 된다. 이러니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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