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성공한 대구 건설 CEO 상당수는 1980년대 말, 90년대 초 주택건설 붐 당시 우방, 화성 등 굴지의 토종 건설사에 입사했던 직장인들입니다. IMF로 평생직장을 잃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CEO들은 이제 50대 초중반에 다다라 대구 주택건설 시장이 다시 전국 무대를 호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만현(54) ㈜동우씨엠건설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작해 임직원 2천500여 명의 동우씨엠그룹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 1999년 동우씨엠을 시작으로 2011년 동우씨엠건설 등에 이르기까지 공동주택관리, 건설, 부동산, 교육서비스업 등에 걸쳐 7개 계열사를 설립하며 동우씨엠그룹 대표 회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조 대표의 뿌리는 뭐니 뭐니 해도 건설이다. 1990년 화성산업에 입사해 용지 개발 사업과 분양 관리 일을 맡았고, 1996년엔 당시 아파트 사업 전국 1위를 달리던 대동주택에서 러브콜을 받아 개발2팀장으로 이직했다. 이후 IMF 여파로 대동주택을 퇴사한 조 대표는 동우씨엠 창업을 통해 '공동주택관리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IMF로 신규 건설 시장은 무너졌지만 이미 분양한 아파트는 어떤 식으로든 준공해야 한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조 대표는 "준공 후 1년간 의무적으로 아파트 관리에 나서야 하는 건설사들이 IMF 구조조정으로 인력난에 허덕이던 때"라며 "건설사 인맥을 활용해 아파트 위탁관리 사업 수주에 나섰다"고 했다.
조 대표의 생각은 딱 맞아떨어졌다. 2003년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아파트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2004년부터 3년간 준공 시점과 맞물려 대구경북 아파트 위탁관리 시장이 급팽창했다. 현재 동우씨엠이 위탁관리하고 있는 아파트는 200여 단지로 대구경북 부동의 1위다.
아파트 위탁관리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조 대표가 주택건설업에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IMF 경험에 비춰볼 때 당장 신규 공급이 중단됐다 하더라도 2, 3년 뒤에는 공급량 부족에 따른 아파트 수요가 반드시 발생할 것으로 확신했다. 특히 신도시, 지하철 역세권 중심의 소형 아파트 사업에 집중했다. 더 뉴 클래스라는 독자 브랜드를 개발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대구 동구 도시철도 1호선 각산역 1, 2, 3차와 도시철도 3호선 태전역 분양에 차례로 성공했다. 올 하반기엔 각산역 4, 5차 준공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기존 공동주택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형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주거생활 특화 서비스를 함께 개발했다. 24시간 콜센터 시스템의 '세이버스' 브랜드를 도입해 생활편의 서비스뿐 아니라 시설관리 서비스, 순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건설 CEO로서 조 대표는 급변하는 주거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주택은 단순한 재테크의 수단을 넘어 본연의 주거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바야흐로 수요자가 선택적으로 주거를 주도하는 시장으로 접어들고 있다. 1, 2인 가구 증가와 도시 소규모화에 따라 소형 주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로 노후 세대를 위한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실버타운 등 틈새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며 "주택사업의 새로운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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