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D-14] 대선 후보 승부수

19대 대통령 선거를 15일 앞둔 24일 오후 후보자 14명의
19대 대통령 선거를 15일 앞둔 24일 오후 후보자 14명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이 대구시 내 각 가정에 도착했다. 이날 달서구 월성주공아파트 내 학산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후보자들의 사진과 경력, 학력, 공약 등의 내용이 담긴 책자형 선거 공보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편 기호 13번 김정선(58) 한반도미래연합 후보는 21일 자로 사퇴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9대 대선 후보들이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이번 주를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앞서가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에 없이 강한 모습으로 네거티브 공세 차단을 통한 대세론 수성에 나섰고, 쫓아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은 '확실한 한방'을 먹이겠다며 역전타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주 대형 폭로전도 예고되고 있다.

◆문재인, "팩트 없는 정치 공격에는 법적 대응" 송민순 전 장관 명예훼손 혐의 고발

문 후보 측은 선거가 중반을 지나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사실관계를 따질 시간이 부족한 점을 악용해 대세론을 흔들기 위한 후발 주자들의 의혹 제기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단호한 대처에 나섰다.

우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2007년 참여정부가 유엔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 결정을 하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으며, 이 과정에서 문 후보가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송 전 장관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이에 송 전 장관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며 배수진을 쳤으나, 문 후보 측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팩트'에 근거를 두지 않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송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지난 대선 때 북방한계선(NLL)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법적 대응과 관련, 문 후보는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의원과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도 형사고발했고, 이에 하 의원도 최근 맞고소로 응수하고 있는 중이다.

◆홍준표, "문재인 北 인권결의안 해명을 거짓" 안철수 줏대 없는 안보관도 꼬집어

홍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새로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보이기보다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안보관'에 더욱 힘을 실어 보수층의 표심을 집중시키고 안보관이 투철한 보수 대표 주자 이미지를 투표소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또 안 후보는 '줏대 없는 양다리'로 두 후보의 안보관을 규정하며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문 후보를 공격해 자신이야말로 '좌파'에 맞서는 '우파' 대표 주자임을 강조하고, 안 후보에게 간 '중도 성향' 표심을 '안보 프레임'으로 되돌리게 해 5'9 대선을 좌-우 대결로 몰아가겠다는 의도다.

한국당은 24일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문제를 쟁점화하면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낙인찍기에 나섰다. 노무현정부가 사전 파악한 북한 입장을 반영해 기권했다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등을 '물증'으로 앞세워 이와 대치되는 문 후보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또 안 후보를 향해서는 사드 배치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며 활 시위를 당겼다.

김정재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안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사드 당론이 변경됐다고 보면 된다"고 하고 의총 개최에는 회의적인 입장이었다며 "안 후보의 줏대 없는 양다리 안보관이 이제는 눈속임과 꼼수로 진화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국당은 문 후보와 '양강 구도'를 보였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주춤하자 그 틈새를 파고들어 '문'홍'안 3강(强)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펴고 있는 모습이다.

◆안철수,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밝혀야"-진위 여부 가려질 때까지 공세

안 후보의 가장 큰 숙제는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문 후보를 주저앉히는 일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거짓말하는 후보'라는 점을 크게 터뜨릴 방침이다.

북한 인권결의안 사전 문의 및 아들 특혜 채용 등 각종 의혹에 대한 문 후보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판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사안에 대한 진위 여부가 가려지기 전까지 공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측은 24일에도 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용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참여정부 당시 영부인 친인척과 청와대 근무 경력자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특혜 채용을 한 바 있다"며 "준용 씨 역시 2006년 12월 내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일반직 5급 채용공고에 끼워넣기식으로 특혜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송 전 장관이 제기한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논란에 대한 문 후보 책임론도 지속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김유정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23일 제3차 TV 토론회에서 보인 문 후보의 태도에서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았다"며 "참으로 고압적이고 오만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성범죄 모의 洪 후보는 자격 미달"-문·안 불안한 안보관 적극 부각

유 후보는 투철한 안보관에 방점을 찍고 여론조사 1, 2위 후보인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에 대해서는 '안보에 대한 불명확한 입장과 불안'을 적극 부각시키고, 홍 후보에 대해서는 '막말과 성범죄 모의 미수 등 자격 미달 후보'란 프레임을 씌우면서 자신이 '보수 적자' 후보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과 경제 위기 국면에서 자신의 '안보 대통령'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워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유 후보 측은 선거 초반에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을 주로 지적했으나, 이제는 전선을 확대했다. 문 후보를 향해선 후보 지지자들의 과잉 행동을 문제 삼았다.

이지현 유 후보 대변인은 "문 후보 측의 댓글 부대는 민주당 경선에서부터 악명이 높았다"며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SNS 테러를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 측은 또 TV토론에서 보여준 안 후보의 답변을 언급하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영희 유 후보 대변인은 "어제(23일) 토론에서 안 후보가 유 후보의 질문에 '그만 괴롭히라' '실망이다' 등 초등학생 수준의 답변밖에 하지 못하는 '산만함'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안철수 후보의 TV토론 태도를 문제 삼았다. 안 후보 측이 심 후보를 향해 "이정희가 돼간다"고 비난하자, 심 후보 측은 24일 "안 후보는 홍 후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대다수 전문가들이나 시청자들로부터 '내용 없는 어린애 떼쓰기 같았다'는 혹평을 받았다"고 되받았다.

◆심상정, "심상정 대통령 원하면 沈 찍어라" 진보정당 선명성 내세우며 공략

심 후보는 진보정당 특유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사표 거부 심리 차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심 후보는 23일 TV토론에서 첫 발언 기회를 얻어 "성범죄 모의에 가담한 홍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홍 후보에게는 질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격적인 행보로 진보 성향 유권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는 자체 분석을 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심상정이 대통령이 되길 원하면 심상정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며 진보 정당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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