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FC와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 열린 K리그 클래식 경기는 대구 경기를 포함한 포항, 제주, 수원 등 4곳에서 치러졌다. 7일 역시 평창과 순천에서 2경기가 열렸다.
6일과 7일의 미세먼지는 '나쁨'도 아닌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시간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50㎍/㎥를 넘어서 우리나라 전역에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졌다. 심한 곳은 최곳값이 300㎍/㎥, 400㎍/㎥를 넘은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문자 및 언론,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외출 자제 등을 대대적으로 경고'안내했다.
그러나 K리그 축구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외출도 자제하고 부득이 외부활동을 해야 할 경우 미세먼지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는 마당에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2시간 동안 죽으라고 뛰어다녀야 하는 축구 경기는 그대로 진행된 것이다.
이는 생명, 건강과 직결된 문제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빠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돼 외출도 자제해야 할 판에 선수들이 몇 시간 동안 가쁜 숨 몰아쉬며 뛰어다니도록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관중 역시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2시간 동안 꼼짝없이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이날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고 미세먼지 매뉴얼을 각 구단에 급히 내려 보냈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대한 정의와 경보 기준, 조치 절차 마련 논의를 하라는 추상적인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지시도, 조치도 없었다.
미세먼지 매뉴얼에 '각종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 물질, 기침과 호흡 곤란 발생, 천식 악화, 부정맥 발생, 폐기능 감소, 만성 기관지염 증가 및 사망률 높일 수 있음' 등 증상과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정작 경기 취소나 연기 등 경기 진행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현재 악천후 등 경기 개최 관련 판단은 전적으로 경기감독관에 일임돼 있다. 폭우나 폭설 등의 악천우라면 경기감독관이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선례도 없고, 연맹 규정에도 없는 미세먼지를 이유로 개인적으로 경기 개최 불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기감독관은 없다. 이는 연맹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였다.
물론 리그 일정, 티켓 예매,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 등 때문에 경기 취소나 연기를 결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난처한 일인 것은 맞다. 그러나 선수 없는 축구는 없다.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는 연맹은 존재 의미가 없다.
야구만 봐도 우천 취소가 될 경우 아쉬워하지 욕을 하는 팬은 없다. 비가 와도 안 하는 데 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인체에 심각한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인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미세먼지, 황사 등 공기질 문제는 우리에게 닥친 현안이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축구는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미세먼지와 관련된 규정, 조항을 만들어 축구 경기 취소나 연기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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