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사람 중심 교통정책]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3%P' 끌어올려 각종비용 677억 절감

<2>2020년 분담률 32.4% 목표

대구시는 교통약자 편의를 위한 저상버스를 계속 늘려나가기로 했다.
대구시는 교통약자 편의를 위한 저상버스를 계속 늘려나가기로 했다.

대구시가 대중교통 이용객 3%포인트(p) 늘리기에 나섰다. 목표가 고작 3%p 증가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교통 정책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3%p는 도시의 꽤 많은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수치다. 마치 '나비효과'(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는 뜻)처럼 말이다.

◆도시 삶의 질 높이는 지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대구의 2014년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29.4%였다. 수송분담률은 주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의 수송량이 자가용 승용차를 포함해 육상에서 다니는 모든 교통수단의 전체 수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한마디로 사회 속 대중교통의 존재감을 얘기해준다고 보면 된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과거에는 그저 숫자일 뿐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며 점점 가치를 얻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대중교통은 저소득층과 교통약자를 위한 '사회복지' 차원에서 선진 도시에 꼭 필요하다. 개발 일변도의 시대가 지나고 환경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대중교통은 매연 등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교통수단으로 환영받고 있다. '교통 혼잡'도 예전엔 도시에 사니까 어쩔 수 없이 감내하는 불편이었으나 이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다. 모두 자가용 승용차 급증이 빚어낸 현상이다.

대구시는 대구의 2020년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32.4%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4년보다 3%p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민들이 주유소에서 쓰는 유류비용 389억원, 세금으로 부담하는 환경비용 288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대구시 분석이다.

얻는 건 비용 절감 효과뿐만이 아니다. 집에 자가용 승용차를 세워두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타면 그만큼 도로에 차량이 줄어들어 전체 차량의 통행 속도가 높아진다. 일종의 상부상조다. 내가 차 대신 시내버스를 이용한 덕분에 누군가 운전하는 차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또 누군가 집에 차를 놔두고 도시철도를 탄 덕분에 내가 운전대를 잡은 차 역시 혼잡을 겪지 않고 도로를 달릴 수 있다. 또한 돌아다니는 자가용 승용차 수가 적어지니 교통사고와 주차난도 적잖게 해소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대구 같은 국내 대도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1.5%p 상승하면 평균 통행속도는 2%p 향상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3%p 감축된다.

◆대중교통 서비스 꾸준히 업그레이드

이런 이유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려고 해도 혹시나 시내버스'도시철도에 불편하고 불쾌하고 불안한 요소가 존재한다면 대중교통 활성화는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대구시는 대중교통 이용객 3%p 늘리기의 기반으로 4대 분야(시내버스 행복지수 높이기, 도시철도 행복지수 높이기, 승용차 덜 이용하기, 자전거 이용 활성화) 12개 정책 과제를 선정해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방안 몇 개를 살펴보자. 대구시는 차가 없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포함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시내 중심가, 대학가, 학원가 등 시내버스 정류소의 49개 노선 운행 시간 연장을 추진한다. 기'종점 막차 출발 시각을 현행 오후 10시 25분에서 오후 10시 50분으로, 운행 종료 시각은 오후 11시 30분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시내버스 운행 시간이 길어지면 특히 늦은 밤 시내버스에서 도시철도로 환승하는 이용객 수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대구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내버스 정류소와 버스 차량도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대구시 계획에 따르면 지붕이 눈과 비를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주는 유개(有蓋) 정류소가 약 500곳 추가돼 모두 1천800개로 확대된다. 버스도착정보안내기(BIS)도 약 200개 더 설치돼 총 1천250개로 늘어난다. 차체가 낮아 휠체어를 탄 사람 등 교통약자는 물론 일반인도 타고 내리기 편리한 저상버스 역시 지금의 두 배 수준인 860여 대로 증가한다.

◆전기차 카 셰어링, 생활형 공공자전거로 대중교통 사각지대 메우기

시내버스와 도시철도가 대구 구석구석으로 다녀도 원하는 모든 장소로 연결시켜 주는 건 아니다. 시내버스 정류소에 내렸더니, 도시철도역에서 나왔더니 목적지까지 걸어가긴 좀 애매해서 자가용 승용차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구시는 대중교통과 연계한 '카 셰어링'과 '생활형 공공자전거'를 도입할 계획이다.

카 셰어링은 필요할 때 도심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차를 빌려 타고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교통 혼잡 완화 및 주차난 해결 등 자가용 승용차 대체 효과가 뛰어나 북미, 유럽, 일본에서는 관련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시는 전기차를 활용해 친환경과 미래형 자동차 산업 육성의 의미도 더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시내 곳곳에 24시간 운영하는 차 대여 공간을 마련, 개인 또는 단체 회원이 스마트폰, 회원카드, 교통카드 등을 제시하면 전기차를 대여해주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생활형 공공자전거는 기존 도시철도 역사를 거점으로 활용했던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개선하는 사업이다. 상인월성권, 성서공단권, 테크노폴리스지구, 칠곡3지구, 안심혁신도시권, 경대병원역권 등 대여해 준 자전거가 마을버스 기능을 대신할 만한 6개 지역이 사업 후보지다. 이들 지역에 자전거 대여 및 반납 업무를 처리하는 무인 키오스크와 무인 자전거 보관대 등을 설치해 운영한다.

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는 자전거 도로 인프라도 확충한다. 현재 대구의 자전거 도로 총 연장은 913㎞다. 그런데 인도와 겹치는 구간이 많다. 그만큼 자전거가 제 속도를 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따라서 대구시는 향후 자전거 도로 건설 시 전용도로를 우선적으로 깔면서 명실상부 효과적인 대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의 위상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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