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에 공감 없는 잔소리, 압력밥솥 증기처럼 위험"

장문선 교수 '인재육성 아카데미'

부모의 청소년기 되짚어보고

유행어'줄임말 익히며 소통

주변 전문가 조언도 큰 도움

"요즘 아이들의 '예, 아니요' 단답형 반응에 답답하시죠. 특히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없는데요' 식의 무뚝뚝한 대답 많이 들었을 겁니다. 과잉 노출된 매체와 정보, 전반적인 21세기 사회상 등 외부적 요인에 정체성이 채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기의 '역할 혼미' 특징이 보태져서 그런 것입니다."

경북대 심리학과 장문선 교수가 지난 14일 아트센터 달(달구벌신협 6층)에서 열린 '수성 인재육성 아카데미' 강단에 섰다. 수성 인재육성 아카데미는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통해 미래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다.

'스트레스사회에서 우리 아이 지키기-자녀와 친구 되기'라는 연제로 장 교수는 "인터넷 등에서 근거 없이 횡행하는 정보를 통해 청소년기 증상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말 그대로 자아가 여태 겪지 못한 거대한 세상과 부딪친 시기인 만큼 부모가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이성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청소년기의 가장 위험한 특징 중 하나인 충동성을 완화, 해소시키는 방법으로 직설화법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공감적 이해가 없는 섣부른 충고나 조언, 잔소리는 아이들에게 급작스럽게 새어나오는 압력밥솥의 증기처럼 자기 논리만 표출하게 만들 위험성이 높다. 이럴 때는 부모의 청소년기를 되짚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방법이나 태극권의 움직임처럼 천천히 정서적으로 접근해서 소통하길 권한다. 부모가 청소년들의 유행어, 줄임말도 익혀두고 청개구리 화법을 구사해보는 것도 아이들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권했다.

이어 그는"청소년기는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이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차와 같다. 문제 해결 측면에서 내 자식에게만은 객관적이지 못한 부모들의 사랑과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2차 성징시기에는 상상 속의 수치심이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모의 과도한 스킨삽을 줄이는 것도 권한다. 그리고 지나친 칭찬도 과도하거나 인색한 칭찬만큼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정해진 원칙을 위배했을 때의 처벌 강도도 충분히 강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아이와 대화를 시작할 때 나 전달법(I-MEssage)을 권했다. "너(you)보다 나(I) 즉 '얘,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니? 답답해 죽겠다' 식의 대화 시작은 좋지 않다. '엄마는 네가 말없이 있으니까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네 생각을 엄마에게 이야기해주면 참 좋겠다'가 효과적이다. 이 노력은 부모와 청소년 자식 관계의 원만한 소통을 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를 번영시키는 건강한 긍정적 심리를 아이에게 심어주는 것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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