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인근 주택가 '얌체 주차' 몸살

이용객 급증에 주차타워 역부족…주민 '거주자 우선주차제' 호소

대구국제공항 이용객 급증으로 주차장이 만차가 돼 공항 이용객들이 대구공항 주변 주택가에 차량을 장기간 주차하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대구공항 주변인 동구 지저동 주택가에
대구국제공항 이용객 급증으로 주차장이 만차가 돼 공항 이용객들이 대구공항 주변 주택가에 차량을 장기간 주차하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대구공항 주변인 동구 지저동 주택가에 '공항 이용객 절대 주차금지'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국제공항 주변 주택가가 마구잡이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초 대구공항에 주차타워가 들어섰지만 이용객도 급증하면서 차를 대지 못한 여행자들이 가까운 골목길에 '나 몰라라' 식으로 장기 주차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다. 공항 인근 주민들은 '거주자 우선주차제' 같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공항 맞은편 동구 지저동 주택가에서 만난 주민들은 공항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주차 행태에 몸서리를 쳤다. 한모(60) 씨는 "골목길에 거주자 차량은 10%뿐"이라며 "공항 이용객들이 짧으면 사흘, 길면 보름까지 차를 세워두는 바람에 주민들은 먼 곳에 주차하고 10분씩 걸어 귀가하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최모(54) 씨는 "공항 이용객이 아무렇게나 주차한 탓에 골목길에 쓰레기 수거차량 진입이 어려워져 환경미화원들이 동네 어귀에 차를 세워 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쓰레기를 수거해간다"고 안타까워했다.

공항 이용객이 몰리는 금요일 아침부터 주말'공휴일에는 상황이 더욱 심해진다. 주택가도 모자라 가까운 '이시아폴리스' 쇼핑몰에도 공항 이용객들이 차를 댄다. 대구공항 내 '호텔에어포트'의 결혼식 하객까지 더해지면 공항 주변은 종일 주차난을 겪는다.

대구공항의 주차 수요 급증은 오래전부터 예견됐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도 130억원을 투입해 723면 규모의 주차타워를 신축, 대구공항 주차 가능 대수를 1천616대로 늘렸다. 하지만 공항 이용객이 매년 50만 명씩 늘어 주차난 해소는 역부족이다. 또 하루 1만원이면 종일 주차할 수 있는 점도 이용객들의 자가용 이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는 주차장 만차 시기가 목요일 아침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상 주차시설 확충은 당분간 어려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홍보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민들은 집 앞에 주차를 못 하는 일만은 막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집마다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을 할당해주면 외부 차량 주차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주택가에는 주차금지선이 설정돼 있지 않아 진출입로를 막는 경우가 아니면 단속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대구공항 주차 시설이 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상황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 통행에 장애를 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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