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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대구 산업계 '셧다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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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악재에 소비 위축 겹쳐…대구 핵심 상권 활력 잃어

13일 낮 중구 동성로 일대 거리가 빈 상가 등으로 텅 비어있는 모습. 김지효 기자
13일 낮 중구 동성로 일대 거리가 빈 상가 등으로 텅 비어있는 모습. 김지효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대구경북 산업계와 지역 상권이 동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종전 협상과 함께 열리는 줄로만 알았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힐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 제조업은 원자재 수급 위기감에 떨고 있다. 유가·환율 상승, 원가 부담, 소비 위축, '포장지 대란'까지 겹치면서 지역 소상공인 경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 4면

13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63%를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공급 차질이 산업 현장의 비용 상승으로 곧바로 직결된다. 중동산 원유와 나프타(석유화학 기초 원료)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정유·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설비 가동 중단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해협이 1개월 봉쇄될 경우 국내 원유 약 9천만 배럴의 도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약 한 달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산업 현장의 타격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은 섬유·화학 기초소재 업종이다. 대구 염색산업단지는 원자재 수급난과 출혈경쟁에 지친 업체들이 수주를 포기하면서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업체들은 "이달 내 수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는 기초소재에 그치지 않는다. 헬륨·브롬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필수적인 첨단소재까지 공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첨단 제조업 라인도 '셧다운'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산업연구원은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국내 제조업 평균 생산비가 최대 1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 중심 상권도 초토화되고 있다. 이날 찾은 중구 동성로와 달서구 광장코아는 공실 점포가 줄줄이 이어지며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동성로 상인들은 경기 불황과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이미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중동 전쟁 영향까지 겹치면서 소비가 더 움츠러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광장코아에서는 한때 1억5천만원을 호가하던 권리금이 5천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킨 상인들도 매물을 내놨지만 수년째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산업계 전반이 대응 여력 한계에 직면할 위험이 있고, 개별 기업 차원의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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