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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현진·전주혜 지역서도 돈 걷었다... 누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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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인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 겸 서울시당위원장(왼쪽)과 전직 의원이었던 전주혜 강동갑 당협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인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 겸 서울시당위원장(왼쪽)과 전직 의원이었던 전주혜 강동갑 당협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시당 클린공천지원단은 4일 마포갑 조정훈 의원과 마포을 함운경 당협위원장의 공천권을 서울시당에 위임토록 권고했다. 사실상 공천권을 빼앗은 것이다. 현직 시·구의원으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송파을 당협위원장인 배현진 의원과 강동갑 당협위원장인 전주혜 전 의원 지역에서도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현직 시·구의원으로부터 돈이 걷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당 클린공천지원단 논리 대로라면 배 의원과 전 전 의원의 공천권도 서울시당에 위임돼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당에 공천권이 위임되더라도 문제다. 이해당사자인 배 의원이 서울시당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배 의원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서울시당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17일 국민의힘 소속 이영재 전 송파구의원에 따르면 서울 송파을 국민의힘 운영위원회는 2018년 중순쯤부터 17명 안팎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위원으로부터 한 달에 5만 원씩 걷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부터 10만 원으로 늘었다고 한다. 회의비 등의 명목이었다.

이 전 구의원에 따르면 운영위원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월 5만 원,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0만 원 정도 냈다. 송파을 운영위원 모두가 이 돈을 냈다고 추산하면 이 기간 동안 걷힌 돈은 약 6천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현금으로 걷어서 증거가 남을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잠시 계좌이체로 걷은 흔적이 나왔다. 이 전 구의원 계좌에서 2021년 2월 40만 원, 7월과 12월 각각 30만 원과 25만 원 등 총 95만 원이 당시 운영위원회 총무이자 배 의원이 당협위원장일 때 공천을 받아 구의원이 된 곽노상 씨 계좌로 송금된 내역이 나왔다.

10만 원 단위로 걷었으면 25만 원 송금 내역이 나올 수 없다. "어쩌다 5만 원 단위가 송금된 건가"란 질문의 이 전 구의원은 "40만 원과 30만 원은 각각 4개월과 3개월을 몰아서 낸 내역이다. 안 내려고 했는데 하도 내라고 독촉하는 바람에 곽 씨에게 주머니에 있던 25만 원을 다 털어서 주고 모자란 25만 원을 합쳐 총 5개월치를 송금한 것"이라고 했다.

이영재 전 송파구의원
이영재 전 송파구의원 '예금거래내역서' 일부.

이 전 구의원과 같은 시기에 함께 활동한 이경태 운영위원의 계좌에서도 이와 같은 송금 흔적이 나왔다. 이 위원 통장에선 2020년 9월과 2021년 2월엔 각각 10만 원과 20만 원이 곽 씨 계좌로 송금됐다.

이 위원은 "액수도 부담되고 불투명하게 사용하는 거 같아 회비를 안 내려고 했는데 곽 씨가 전화로 독촉해 마지못해 냈다. 한 달에 10만원씩 내라고 했는데 안 내니 강요했다. 20만원은 2달치로 강압에 못 이겨 안 내려고 버티다가 결국 몇 달치를 몰아서 낸 내역"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전 송파구 운영위원
이경태 전 송파구 운영위원 '예금거래내역서'

돈을 걷었던 곽 구의원 해명은 오락가락했다. 그는 "당시 현찰이나 계좌로 10만 원을 받은 적 없고 낼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매일신문이 계좌 이체 내역을 보내자 곽 씨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는 "운영회의 끝나고 자율적으로 걷힌 돈을 가지고 식사나 술값으로 쓴 적은 있다. 명절 선물로 쓰기도 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모금한 돈 지출 내역은 운영위원에게 공개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영재 전 구의원은 "어디에 사용됐는지 현재까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그동안 들은 바도 없다"며 "2019년 5만 원에서 10만원으로 걷는 돈이 증액될 때 배 의원도 그 자리에 있었다. 회의 결과 10만 원으로 확정되자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21년 10월부터 매달 10만 원 씩을 송금했다"고 했다.

배 의원은 문자와 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배 의원 보좌진을 겸직하고 있는 서울시당 대변인은 "금액 등 우리가 아는 사실이 전혀 없다. 운영위원이 자체적으로 모금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강동갑 전주혜 전 의원 지역구에서도 걷힌 수백만원

전주혜 전 의원이 담당하는 서울 강동갑 지역에서도 현직 시·구의원 8명을 상대로 돈이 걷혔다. '공용사무실' 유지비 명목이었다. 시·구의원은 각 시·구의회에 각자 사무실이 있는데도 별도의 '시·구의원 사무실'을 둬야 한다는 명목으로 총 800 ~ 900만 원에 이르는 돈이 걷힌 것이었다.

2024년 6월~7월 시의원 3명은 월 30만 원, 구의원 5명은 월 20만 원 정도를 내야 했고 같은 해 11월~12월까지 총 2개월 간은 시·구의원 8명이 각각 12만5000원씩을 내야 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는 할당액이 월 5만 원으로 줄어 다달이 약 40만 원 정도가 걷혔다.

돈을 걷은 사람은 문현섭 구의원과 강유진 구의원이었다. 문 구의원은 돈을 걷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자율적으로 징수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서 적법하다는 회신을 받고 시·구의원 합동사무실 경비로 지출됐다. 2024년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이뤄졌다"고 말했다. 강 구의원은 답이 없었다. 취재 과정에선 걷은 사람이 인정했는데 준 사람은 부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돈이 들어간 시·구의원 합동사무실이 전 전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단순 '간판 바꿔치기'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는 점이다. 전 전 의원의 공개재산목록을 보면 2024년 8월 기준 이곳의 임차인 명의는 전 전 의원인데 시·구의원 합동사무실로 간판이 바뀌고 시·구의원 돈이 걷히기 시작한 건 2024년 6월쯤의 일이다.

두 달 남짓 짧은 기간이었지만 전 전 의원이 보증금을 내고 빌린 곳의 간판만 시·구의원 합동사무실로 바뀌고 임차료는 시·구의원이 나눠서 납부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2020년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가 2022년 말 강동갑 지역 당협위원장이 된 전 전 의원은 2023년 초 보증금 3천만 원을 내고 이 자리를 임차한 바 있다.

문 구의원은 "적법한 계약서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공개해 달라고 했지만 그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전 의원은 수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취재 과정에선 이 돈이 전 전 의원의 전직 비서관이자 낙선 뒤에도 지역 수행을 맡고 있던 A 씨에게 전달된 정황이 나왔다. A 씨는 현재 전 전 의원이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소속 직원인데 전 전 의원이 지역을 가면 전 전 의원을 곁에서 수행해 왔다. 동시에 한 인터넷 매체 기자로 겸직하며 전 전 의원 홍보 기사를 써오기도 했다. 최근엔 강동구의원 출마 선언을 했다.

A 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매일신문은 이 법무법인에 "구조상 전 전 의원 수행원 급여를 법무법인이 대납한 것을 볼 수 있다. 조직 내 A 씨의 직무가 뭔가"라고 물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답변 드릴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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