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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철수 기적' 美 레인빅토리호 국내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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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해 피란민 7천여 명의 목숨을 구한 레인빅토리호의 국내 인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항구에 정박해 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레인빅토리호를 우리나라로 가져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념공원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레인빅토리함 한국인도 추진단'(이하 추진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윤경원(59) 예비역 해병 준장은 14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조만간 레인빅토리호의 한국 인도를 위한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전날 서울 마포구 KT빌딩에서 회의를 하고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추진단은 지난 2013년 결성됐지만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다가 레인빅토리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알고 한국 인도를 다시 추진키로 했다.

특히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뒤 기념사를 통해 흥남철수작전 때 남한으로 온 부모의 사연을 소개한 것도 레인빅토리호 인수 추진의 계기가 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67년 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며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고, 빅토리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윤 단장은 이와 관련해 "레인빅토리호 인수에 대해 미국 쪽 관계자들을 접해보니 미국에서 반대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는 레인빅토리호 역시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로 지원이 중단되면서 기금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외부에 매각돼 메러디스빅토리호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윤 단장은 전했다.

추진단은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받아 레인빅토리호를 한국에 들여온 후 항구에 정박시키고 주변에 평화기념공원을 조성해 흥남철수의 기적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레인빅토리호가 피란민을 태우고 도착했던 경남 거제시가 유력한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거제시는 2011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레인빅토리호를 한국에 들여오는 데는 50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진단은 판단하고 있다. 레인빅토리호 내부를 흥남철수 작전을 기념하는 전시관으로 꾸미고 주변 지역을 함께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전날 회의에는 레인빅토리호에 승선해 남쪽으로 내려온 이주한(79) 씨도 참석했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열세 살이던 1950년에 부모와 함께 레인빅토리호에 탔던 이 씨는 "배를 한국에 들여와 후세들에 좋은 자료로 남겨주면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빅토리호와 함께 1만4천여 명의 피란민을 수송하며 흥남철수 작전의 기적을 일궈낸 메러디스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이미 1993년에 고철용으로 중국에 판매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국군과 유엔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포위되자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10만5천명의 군인과 9만1천여명의 피란민, 차량 1만7천500여대, 화물 35만t을 193척의 함대에 싣고 거제 장승포항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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