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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는 담뱃값을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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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하를 놓고 여야가 벌이고 있는 입씨름은 여야 모두 세금 문제를 정략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겉으로는 저마다 그럴 듯한 이유를 내세우지만, 그 뒤에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느냐 아니냐는 얄팍한 셈법이 자리 잡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대선 공약 이행 차원이라며 담뱃값을 2천원 내리는 내용의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이나, 이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모두 그렇다.

자유한국당이 담뱃갑 인하 법안을 발의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현행 담뱃값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 1월 1일 인상된 것이다. 당시 여당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었다. 서민 부담 증가라는 비판이 거셌으나 새누리당은 '국민 건강 증진'을 내세워 밀어붙였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비현실적 목표를 위한 재원 마련이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담뱃값 인하의 속내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은 2015년 담뱃값 인상이 '서민 증세'였다고 시인하며 '서민 부담 경감'을 담뱃갑 인하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담뱃값 인상이 세수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민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부자 증세'에 맞불을 놓기 위한 '감세 프레임'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담뱃값 인하가 정부 여당의 증세 방침 결정 바로 뒤에 나왔음은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한국당의 자기모순"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 인상 명분을 거짓말이라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한국당을 비판하지만 새누리당이 담뱃값을 인상할 때 반대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중 "담뱃값은 물론 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한국당 비판도 '자기모순'이다.

세금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조세정책은 경제 여건과 국민 부담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뒤에 결정돼야 한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런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 정치 상황에 따라 담뱃값을 올리거나 내리려는 한국당이나, 부자 증세를 '명예 과세' '사랑 과세' '존경 과세'라며 허접한 말장난이나 하는 민주당이나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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