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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북도청 신청사, 혈세 먹는 하마 되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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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상북도 안동'예천 신청사 본관 앞은 공사판으로 변했다. 경북도가 신청사와 천년숲 일대를 연결하는 돌(石) 수로와 자연형 계류를 조성하고 본관 앞 연못의 경관을 개선하겠다며, 이제 깐 지 1년밖에 안 된 인도 블록을 걷어낸 뒤 장식용 화강암 등을 깔고 있는 것이다. 공사 현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지금도 도청 신청사의 경관은 충분히 화려한데 굳이 32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실개천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지, 그리고 왜 멀쩡한 인도를 없애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

실개천 조성 사업은 도청 신청사 조성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실개천이 계획대로 조성됐다면 본관 앞 인도는 깔지 않아도 됐는데, 경북도가 지난해 3월 열린 개청식 일정을 맞추느라 실개천 공사를 미뤄 놓고 인도부터 조성한 뒤 이제 와서 다시 실개천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간에서는 수십억원이나 드는 사업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도부터 깔 수밖에 없었다면 실개천 조성은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다.

경북도청 신청사를 짓는 데에는 총 3천9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면적당 건설비로는 타 광역단체의 신청사보다 높지 않았다지만, 경북도의 재정 자립도 등을 감안하면 총건설비는 결코 낮지 않다. 게다가 준공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추가 시설 공사와 유지비 부담도 만만찮다. 지난해 12월 남진복 경북도의원(울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신청사 관련 시설비는 2016년 137억원이 들어갔고 올해에도 143억원이 편성됐다. 천년숲과 도청 녹지를 관리하는 데만 한 해 3억여원이 들어간다.

경북도청을 보면 행정 시설인지 관광지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경북도 주장대로 궁궐 형식의 크고 웅장한 외형은 도민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민원인 편의성과 업무 동선 확보 측면에서는 그 장점을 상쇄할 정도로 너무 크고 화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경북도청을 둘러본 관광객 중 상당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경북도청 신청사 유지 및 개선에 너무 많은 혈세를 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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