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주를 떠나서도 고향 상주 쌀만 먹습니다. 고향과 고향 후배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에서 농기계 및 농산업용 운반기기 전문생산업체인 ㈜대경정공을 경영하는 김철대(62'상주고 20회) 대표를 두고 그의 지인들은 "사명감이 투철한 군인이 군기가 몸에 꽉 들어가 있듯이 그에게는 시공(?)을 초월하는 애향심이 몸에 꽉 배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고향을 떠난 지 4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가슴을 열고 어린 시절로 들어가면 고향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고향의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며, 골목길에 뛰어다니던 발자국 소리도 들리는 듯합니다."
김 대표는 1974년 상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일대학교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후 대구에서 자수성가한 기업가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내 협의체인 '한국농기계수출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공도 크다.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 존재해온 동물은 가장 힘센 동물이 아니라 자연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동물입니다. 기업과 개인 역시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오래 존재할 수 있겠지요."
그가 자수성가하면서 터득한 기업철학이다. 김 대표는 평소 스스로에게는 철두철미하고 엄격한 편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 하지만 그의 고향 사랑 실천은 우직하면서도 정감이 넘친다.
그는 2년 전 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주고 후배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소를 잡았다. 학교 급식소에서 이 학교 고3 수험생 162명과 1'2학년 재학생 및 교직원 등 모두에게 소 50마리에서 나온 우족탕 650그릇을 대접했다. 다음 해 8월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다시 학교를 찾아와 닭 650마리로 삼계탕을 대접했다. 공부하느라 몸이 축난 후배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기 위한 그의 특별 이벤트였다. 김 회장은 우족탕을 낼 때와 마찬가지로 급식소에서 직접 메가폰을 들고 "후배들아, 잘 먹고 힘내라. 꼭꼭 씹어 먹어라"고 외치면서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의 지론인 실천하는 후배 사랑과 정감 어린 평소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특별한 고향 사랑 이벤트는 또 있었다. 지난해 4월 당시 상주고총동창회장이었던 김 대표는 상주고 정기 동창회 총회를 교내에서 하지 않고 시장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뜻으로 전통시장 한복판에서 개최, 전통시장 상인들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 대표는 '야들아 상주 장 보러 가자'란 추억의 문구를 지난해 개교 62주년 정기총회 주제로 정하고 상주중앙시장 풍물거리에서 총회를 열었다. 학교 동창회가 전국 각지의 동문들을 대상으로 전통시장에서 정기총회를 여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사례였다. 상주고 동문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그날 행사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중심이 된 문화예술 공연과 각설이 공연 등이 기획돼 행사장 분위기를 띄우면서 상인과 주민들을 한데 어우르게 했다.
특히 동문들이 집결한 상주중앙시장 풍물거리는 이날 반짝 특수를 누렸다. 동문들은 시장에 전시된 다양한 상품과 식품을 구입했으며 점심시간에는 시내로 이동하지 않고 시장 내에 있는 크고 작은 식당 30여 곳에 분산해 점심을 해결했다.
풍물거리 상인들은 "매일 오늘 같으면 장사할 맛이 난다"며 "상주고 동창회의 특별한 행사가 매우 의미 있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대표의 고향 사랑 실천은 큰돈 내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상주고등학교 장학문화재단과 상주시장학회에 김 회장이 기탁한 장학금은 2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도 (사)동구청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을 맡아 어려운 노인들에게 무료급식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쳐왔다. 상주쌀 10㎏짜리 150포대(330만원어치)를 구입해 기초수급자, 홀몸노인, 한부모가정 등에 전달했다. 또 고향 상주의 힘든 이웃들을 찾아 난방비 1천만원을 내놓기도 했으며 보행에 불편을 겪는 노인들을 위해 실버카 30대를 상주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상주고동창회장을 그만둔 올해부터는 매일 1만원씩을 고향 후배 장학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6개의 나들목이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인 전원도시 상주는 검증된 귀농'귀촌 1번지로 살기 좋은 곳입니다."
김 대표는 "상주시민은 물론 출향인들이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라는 울타리를 치고 그 속에서 출향인 모두가 고향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진솔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상주 발전이 크게 앞당겨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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