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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엔 징검다리…제3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특선-오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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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가슴에 놓여있는 단추

목에서 아랫도리를 향해

징검다리를 건너가는 날들

풍랑이 일 때면

한 줄로 놓여있는 바윗돌이 흔들릴 듯

천둥 번개 요란해도

묵묵히 건너가고 또 건너간다

짚기 좋게 만든

넓적한 징검다리 지나면

숲속에 새소리 울리고

골짜기에선 물소리 들린다

고단했던 하루가 되돌아와

잠겼던 단추를 풀고

내일은 또 채우고

그렇게 손으로 짚어 건너가는 하루하루

그 날들 속에서 파랗게 뻗어 오르는

풀들의 눈빛이 보인다

햇빛이 놓아준 징검다리 자리마다

새싹은 움트고

뿌리는 단단하다

단추가 없는 저녁은 편안하다

징검다리가 없어도 건너갈 수 있는 시내는

밤에만 흐른다

가족이 서로에게 단추가 되어

그 깊은 밤을 건너가는 시간

단추를 확인하는 손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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