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가슴에 놓여있는 단추
목에서 아랫도리를 향해
징검다리를 건너가는 날들
풍랑이 일 때면
한 줄로 놓여있는 바윗돌이 흔들릴 듯
천둥 번개 요란해도
묵묵히 건너가고 또 건너간다
짚기 좋게 만든
넓적한 징검다리 지나면
숲속에 새소리 울리고
골짜기에선 물소리 들린다
고단했던 하루가 되돌아와
잠겼던 단추를 풀고
내일은 또 채우고
그렇게 손으로 짚어 건너가는 하루하루
그 날들 속에서 파랗게 뻗어 오르는
풀들의 눈빛이 보인다
햇빛이 놓아준 징검다리 자리마다
새싹은 움트고
뿌리는 단단하다
단추가 없는 저녁은 편안하다
징검다리가 없어도 건너갈 수 있는 시내는
밤에만 흐른다
가족이 서로에게 단추가 되어
그 깊은 밤을 건너가는 시간
단추를 확인하는 손이 따뜻하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