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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퓨처스] 조철현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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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의 모든 기전 찾아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

밤에 유독 심한 어깨 통증 원인 밝혀

멜라토닌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자극

국제전문학술지 톱 9곳에 이름 올려

"호르몬 불균형일수록 오십견 확률↑"

조철현(44)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오십견과 어깨 힘줄 통증과 관련된 세계적인 연구 성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어깨 통증의 양상과 기전을 모두 밝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사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정상 등정'이다. 조 교수는 "히말라야 8,000m 고봉을 오르는 기분으로 연구한다"고 했다. 정형외과 국제전문학술지 중 톱 10으로 꼽히는 학술지에 모두 이름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른 9개의 고봉에 올랐고, 이제 기초분야 학술지 하나가 남았다.

"국제전문학술지에서 게재가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정상에 오른 것 같은 짜릿함을 느껴요. 또 다른 연구에 대한 강한 동력이 되죠. 아내는 대체 왜 그렇게 사느냐고 하지만 전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고 제 연구를 인용할 때 희열을 느껴요. 하하."

◆에베레스트산 오르는 마음으로 연구

조 교수는 지난 2014년 근골격계 분야 학술지 가운데 '에베레스트'급으로 꼽히는 '저널 오브 본 앤드 조인트 서저리'에 논문을 실었다. 오십견(동결견)이나 어깨 힘줄 질환 환자들이 유독 밤에 통증을 많이 느끼는 이유를 세계 최초로 밝혀낸 덕분이었다. 조 교수는 밤에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 밖에도 그가 내놓은 어깨 관련 논문은 150여 편에 이른다. 그중 절반은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급 학술지에 실렸다.

그가 이룬 성과의 바탕에는 지난 2009년 설립한 통증연구소가 근간이 됐다. 그는 류마티스내과와 내과, 재활의학과, 생화학과 등 통증과 관련된 임상'기초연구자들과 뭉쳤다. 이곳에서 그는 어깨 통증 기전을 바탕으로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성 반응물질을 밝혀내고, 반응을 억제하는 길항제를 투여해 치료제의 해법을 찾는 시도다. "그동안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낫는다는 이유로 의료계의 관심 밖이었어요. 반면 환자들은 오십견이 낫기까지 당장 식사를 하고 옷을 입고 화장실에 가는 일상 자체가 위협받죠. 수면장애와 우울감도 심하고요. 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될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등 환자와 의사 간에 라포(rapport'공감과 소통으로 형성한 신뢰)가 형성되면 예후가 정말 좋아집니다."

◆오십견 환자 갈수록 늘어날 것

조 교수는 "오십견 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가 이유다. "당뇨환자나 심혈관 질환, 뇌졸중, 갑상선 질환 등 전신의 호르몬 불균형인 사람이 오십견을 겪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최근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사람이 오십견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어요." 혈중 콜레스테롤은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이는 당뇨와 비만, 심혈관 질환으로도 이어진다. 먹이사슬처럼 연결돼 있는 셈이다.

그는 요즘 오십견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 주사에 대해 연구 중이다. 어느 위치에 주사를 놔야 치료 효과가 더 높은지 관찰하고 있다. 연구는 '이중맹검'으로 진행된다. 이중맹검은 실험자와 피실험자가 어떻게 치료가 진행됐는지 전혀 모르게 하는 방식이다. 실험 과정에 선입견이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고난도의 연구 방법이다.

산학협력 모델도 만들고 있다. 그는 어깨뼈 골절 수술에서 뼈를 고정하는 봉합법의 특허를 받은 데 이어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업체와 수술에 사용되는 금속판을 개발 중이다. 또 관절경 수술 시 관절 내부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돕는 보조기구도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임상의사로서 환자와 후배 의사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논문을 발표하고 기구를 개발하는 단계까지 가야죠."

그는 "어깨 통증에 대한 모든 기전을 밝히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앞으로 20~30년은 더 연구를 해야 어깨 통증의 다양한 기전을 모두 밝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치료제 개발은 후학들이 하겠죠. 이제 걸음마 단계는 벗어난 것 같아요."

♣조철현 교수

▷1973년 대구 출생 ▷계명대 의과대 졸업 ▷한양대 대학원 의학박사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스포츠의학분과전문의 ▷대한수부외과 세부전문의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제너럴병원 연수 ▷대한정형외과학회 임상 최우수 논문상(2007) ▷대한견주골학회 최우수학술상(2014) ▷대한골절학회 최우수논문상(2015) ▷유럽정형외과학회 학술대회 우수포스터 발표상(2016)

사진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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