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계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
서구 국가에선 인구의 10% 이상
한국선 개고기 논쟁 아직 뜨거워
안방 반려견 인간과 유사한 동물
비건(Vegan)은 Strict Vegetarian으로 해석되며 우유와 계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의 채식인이라는 뜻이다. 채식 대상에 따라 페스코 등 약 7가지로 분류하지만 그 내용보다는 실천하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은 대부분 가죽 제품의 사용도 지양하며 동물 복지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에서의 채식인 비중은 1% 미만이지만, 중국과 일본은 5%, 대만은 15%, 그리고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은 10% 이상이다. 특히 채식 인구가 많은 인도와 더불어 전 세계 인구의 20%가 넘는 15억 명 이상이 스스로를 채식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왜 채식을 할까? 많은 이들은 채식의 목적이 다이어트나 건강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채식의 목적은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생물의 삶을 파괴하지 않겠다는 데 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든지 이기적인 목적으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건들은 음식을 표면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원천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비건들이 급속히 증가하는 이유는 유튜브 같은 영상 도구와 다양한 정보 전달 체계의 발달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인간이 생각 없이 행하는 육식의 실체를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세상이다. 물론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혹은 잘못된 상식으로 외면하고 있지만 말이다.
비건을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사실 비건들은 사람이라는 표현에 대해 별로 감동스러워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논문에 따르면 1950년부터 60여 년간 인간은 바다 물고기의 90%를 먹어치웠다. 그것도 기술 발달 덕분이다. 그래서 현재 높은 비용을 들여 양식을 많이 하지만 이를 포함해도 물고기의 멸종은 앞으로 50년 이내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어종의 10% 이상이 멸종되었고, 그보다는 잔혹한 포획 방법이 더 충격을 주고 있다.
배려의 삶을 살고 있는 비건들에게 쏟아지는 많은 우문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채소도 생명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1㎏의 고기는 약 20㎏의 채소로 만들어져 지구의 많은 땅이 급속히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쉬운 예로 가축 농가의 폐기물 문제를 들 수 있다. 재미있는 일은 채식인들을 비판하는 자료를 찾다 보면 스스로가 채식인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조사 과정에서 인간의 잔혹성에 눈물을 흘리며 비건이 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착한 지인들은 비건들의 몸을 걱정해 주며 잔소리를 하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타난다. 신체적 건강과 더불어 행복도도 매우 높아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순수한 (특정 목적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은) 과학자들의 연구 논문들에서 다양하게 지지되고 있다.
지금의 한국은 아직 개고기 기사만 나와도 찬반 논쟁이 뜨겁고, 최근에는 존경하는 스님들이 육식 여부를 고민한다는 소식이 있다. 사정을 일일이 모르니 개인의 생각과 집단의 정서에 대해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추세는 이렇고 왜 그런지는 알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르고 판단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훗날 후회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2015년 통계조사에서 반려견이 약 400만 마리, 반려묘가 약 150만 마리인 것으로 조사되었고, 현재 이들을 키우는 인구는 1천만 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사고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이전에는 몰랐던 동물과의 교감을 체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새와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도 사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부정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들도 행복과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은 수십만 건의 실험에서 밝혀져 있다. 여기서 독특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을 싱싱하다거나 마리로 표현하는 비건들이 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동물에 비해 인간을 상위에 두지 않겠다는 상호 배려와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동감한다. 마당에 있던 개와 고양이가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장난감을 뜻하는 애완견(묘)에서 인생의 동반자를 뜻하는 반려견(묘)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을 먹을 수 있을까? 다른 동물들도 함께 지내면 인간과 유사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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