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마티스관절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치료시기 놓치면 관절 변형 와

면역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 생겨

동시에 관절 붓고 열감·말랑해져

식욕 부진·피로감 등 전신 증상도

증상 나아져도 치료제 계속 먹어야

주부 임모(54) 씨는 최근 설거지나 청소 등 집안일을 할 때마다 손가락에 통증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통증은 예상외로 끈질겼다. 파스를 붙이거나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좀처럼 낫지 않았고, 다른 관절까지 붓고 아픈 증상에 시달렸다. 식욕이 떨어지고 극심한 피로감까지 느낀 임 씨는 병원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 이상으로 온몸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가락, 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탓에 노화에 따른 퇴행성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관절 변형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다양한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개월 이상 여러 관절 붓고 통증

류마티스관절염은 몸의 여러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지만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을 망가뜨린다. 나중에는 관절뿐만 아니라 전신에 침범해 빈혈, 건조증후군, 피하 결절, 폐섬유화증, 혈관염, 피부 궤양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영향과 함께 세균, 바이러스 감염, 심한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류마티스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은 증상에서 차이가 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작은 관절에 발병하며, 오후보다는 아침에 증상이 심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뻣뻣한 느낌이 풀리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통증의 양상도 양쪽 관절 모두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손가락 끝 마디에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주로 손가락 가운데 마디를 침범하는 점도 특징이다.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고 따끈따끈한 열감이 느껴지며, 부은 관절을 만지면 말랑말랑하다. 식욕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심하며 체중이 줄어드는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나타난 후 2년 이내에 환자 10명 중 7명이 관절 손상을 입고, 다른 장기로 염증이 침범할 수 있다.

◆약물 치료'운동'식이조절로 평생 관리해야

류마티스관절염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우선 관절염이 계속 진행돼 관절 자체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약을 줄일 수는 있지만 증상이 덜하더라도 치료제는 계속 복용해야 한다. 보통 항류마티스 약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여러 약제를 병용해 관절 변형을 예방한다. 기존에는 먹어야 하는 약물의 종류가 너무 많아 거부감이나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주사를 맞으면 되고,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가 듣지 않는 중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직접 주사를 놔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최근에는 먹는 알약 형태의 항류마티스 약제가 출시돼 환자들의 불편이 줄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약물 치료 외에도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 기능을 강화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적절한 운동은 면역 기능을 높이고 항염증 반응을 유도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운동 습관은 관절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상현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완치가 없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약물 치료를 하면서 식이조절과 운동을 한다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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