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읽기와 쓰기

인류가 동물과 다른 것은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읽고 쓰면서부터 찬란한 문명과 문화를 창출했다. 그런 읽기와 쓰기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이 신문사를 비롯해 고등교육기관의 하나인 대학일 것이다. 대학이란 곳은 가르치는 교수와 배우는 학생이 여러 형태의 읽기와 쓰기를 갈무리하는 곳이다. 완벽한 문장으로 글을 쓰든 비문이나 문법에 맞지 않는 글을 쓰든 우리는 매일 읽고 쓰게 되게 된다. 읽고 쓴다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특권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 편의 완성도 높은 글이 줄 수 있는 감동과 교훈을 생각하면 좋은 글을 쓰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일기를 쓸 때나 기행문을 쓰거나 수필을 쓸 때 이런 관점으로 쓰게 되면, 누구나 멋진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독서를 장려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학점을 주는 정규 과정은 아니지만, 우리 대학만의 독서에 대한 저력이 누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참여한 학생들은 온전히 그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의 독서활동은 교수들의 독서로도 이어졌다. 소수지만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교수 독서모임인 '오거서다락회'(五車書多樂會)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대학 독서 프로그램은 동'서의 주옥같은 고전과 문학작품, 그리고 자연과학을 비롯한 이'공학 서적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대학생활에서 스스로 교양인이라는 생각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읽고 쓰는 모습에서 발견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책은 우리의 현실적 난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책에서 발견한 현자와 선인들의 지혜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나의 슬픔과 갈등과 고통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겪는 힘겨움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천 년 전에도 몇십 년 전에도 나와 같은 청춘들이 경험했다는 것을 알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지혜도 터득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한 사람이 우주적 의식을 갖게 되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비전을 설정할 수 있다면, 그 책은 인류를 구원한 책이 되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선각자가 된다. 한 사람의 지도자는 그의 지식과 지혜만큼 그 조직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 이는 그 한 사람의 읽기와 쓰기가 그 사회나 조직의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생각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인류의 가장 보배로운 무형의 자산으로 만들었다. 이 지혜는 우리의 읽기와 쓰기를 통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모두 읽기와 쓰기에 힘써야 하고 증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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