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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막말에 멍드는 포항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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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 놓고 비난·지역 비하

포항 지진으로 집에 금이 간 탓에 이재민 대피소에 머무는 김모(48'흥해읍) 씨는 집 잃은 설움도 크지만, 지진 원인을 두고 온갖 해괴망측한 얘기들이 떠도는 것이 더욱 서럽다.

수험생 최모(18) 군도 이번 지진에 정작 피해를 본 것은 포항 수험생들인데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것만 생각하는 일부 다른 지역 수험생 등이 지역 비하 말과 비난을 쏟아내는 것에 너무 억울하다. 개신교인 정모(55) 씨는 최근 한 목사가 강단에서 포항 지진을 두고 쏟아낸 망언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이 내용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확산하면서 포항 시민들을 부글부글 끓게 하고 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이번 포항 지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늘의 엄중한 경고, 그리고 천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발언이 포항 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지역에선 "포항 지진이 천심 즉, 하늘의 마음이면 포항시민은 하늘의 벌을 받은 것이냐", "경주 지진은 누구 때문인지도 묻고 싶다. 세상 참 눈물 나게 힘들게 한다" 등 분노 섞인 말들이 터져 나왔다. 류 최고위원은 "누군가 발언을 왜곡해 포항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가짜 뉴스'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뱉은 말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포항 지진에 수능시험이 미뤄진 일을 지역 수험생들의 책임이라며 비난하는 글도 인터넷에 도배되고 있다. 지진 이후 수험생들이 첫 등교한다는 언론 기사에 일부 수험생과 누리꾼 등은 "포항 얘넨 전국 수험생들한테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나, 보면 볼수록 XXX들", "어차피 병풍이나 쳐주는 임팩트 없는 XXX들, 늦춘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을 텐데"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달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수능 일주일 연기' 발표 당시에도 비슷한 댓글이 달려 포항 수험생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냈다. 수험생 안모(19) 군은 "너무 억울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다. 지진으로 집도 잃고 낯선 곳에서 생활하며 공부하는 수험생도 있는데, 어떻게 이런 말들을 막 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험생 학부모 성모(50) 씨는 "수험생들이 이런 상대할 가치 없는 말들에 상처받지 말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대로 시험을 쳤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종교인들조차도 포항 지진의 원인을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한 교회(개신교)에서 열린 부흥회 강단에 선 한 목사는 "종교계에 과세를 문다고 하니까 포항에서 지진이 났다. 어떻게 하나님의 교회에다 세금을 내라 하나"라고 말했다.

포항 대형교회(개신교) 장로 배모(64) 씨는 "온 국민이 포항 지진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할 때 이런 막말들이 쏟아지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이번 지진 이후 우리 사회의 인성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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